* 10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옛 친구를 지금으로부터 10년 뒤에 만나게 된다. 친구와 만나서 나누는 대화를 써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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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이면 2015년.
그 즈음 만났던 친구라면...
나에게 처음으로 글쓰기 모임을 만들어주었던 C 언니가 생각이 나네.
C 언니는 10주간의 글쓰기 수업이 끝난 후에,
계속해서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 9명을 모아서 후속 모임을 만들었고,
실제로 리더가 되어서 그 모임을 잘 이끌어나가 주었다.
글쓰기 수업 때는 과제 때문에 수동적으로 글을 썼었고,
아무래도 선생님의 평가(피드백)가 있었기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였다면,
이후 우리들만의 후속 글쓰기 모임에서는 좀 더 자유롭게, 마음껏 썼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그 모임도 흐지부지 되어버렸고,
C 언니는 개인적으로도 안 좋은 사정이 겹치면서,
비자발적 칩거 상태에 들어가게 되었다.
C 언니는 아무도 만나지 않고, 집 밖으로도 거의 나가지 않은 채, 혼자서 생계를 위한 글만 썼다.
당시에 언니가 썼던 글들은 인터넷에 가명으로 올렸기 때문에, 나도 읽어볼 수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C언니랑 통화했던 게 10년 전이니까,
그런 언니를 지금부터 또 10년이 흐른 뒤, 20년 만에 만났다고 상상해보면 되는 거로군.
나 : C 언니! 이게 도대체 얼마 만이예요! 20년은 족히 되지 않았어요?
C : 그러게, 시간 진짜 빨리 간다. 잘 지냈어, 민영?
나 : 아유, 말해 뭐해요. 너무 많은 일이 있었죠. 긴 세월이잖아요.
C : 그렇지. 그 많은 얘길 어찌 다 하겠니.
나 : 언니는요. 요즘 어떠세요? 건강은요, 몸은 괜찮으세요?
C : 보시다시피. 너랑 마지막으로 통화했을 때, 내 상태 기억해?
나 : 그럼요. 얼마나 걱정했었는데요. 그때는 어떻게 하면 언니를 집에서 끌어낼까 그 생각만 했다구요.
C : 그랬지. 나도 내가 집에서 혼자 그렇게 죽으면 어쩌지 그 걱정 많이 했었지.
나 : 언니, 인터넷에 글 썼던 거는요, 그건 어떻게 됐어요?
C : 결론만 말하자면 단행본으로도 여러 권 출간이 됐고, 그 덕에 생활이 나아져서 지금 네 앞에 있을 수 있게 된 거지.
나 : 진짜 다행이예요. 지금이라도 언니 가명 알려주시면 안 돼요? 어떤 글인지 너무 궁금해요!
C : 네가 좋아할 류의 장르가 아니야. 그냥 그렇게만 알아둬.
나 : 치... 옛날이랑 똑같네, 언니는.
C : 그럼, 사람 잘 안 변한다. 너도 그대로인 걸? 귀밑머리만 좀 하얘졌을 뿐.
나 : 많이 늙었죠. 우리가 환갑이 넘었다니, 이게 말이 돼요? 마음은 예전이랑 똑같기만 한데.
C : 그러게. 그래도 만날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된다더니, 우리가 이렇게 또 보네.
우쒸...
C 언니랑 대화하는 걸 상상하다 보니까,
옛날 언니 말습관이랑 이런 게 다 고스란히 떠오른다. ㅠ.ㅠ
그래서 옛날 핸드폰 번호를 찾아내서 C 언니에게 문자를 보냈다.
찾아보니 마지막으로 연락했던 게 2019년에 내 첫 책 나왔을 때였네.
그 사이 핸드폰 번호가 바뀌지 않았다면, 과연 언니한테서 답장이 오려나?
오늘 하루는 두근거리며 연락을 기다리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