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이 여든 살이라고 상상해보라. 자신에게 무슨 얘길 해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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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 살이 된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음...
"기다리고 기다리던 바로 그 나이가 된 기분이 어때?"
내 젊은 시절,
뭘 해도 잘 안 되기만 했던 그 시절,
"너는 대기만성형이야", "넌 나이 들어서 잘 될 거야" 하는 얘기에 반신반의하면서도,
은근히 그 말이 가슴에 남아, 당장 남들처럼 잘 되지 않는 나 자신을 다독이며 견뎌왔더랬지.
남들은 7-80세 되면 다 은퇴하고, 할 일 없어서 심심하게 지낼 때에도,
나는 그때서야 비로소 최전성기를 누리며 살겠노라, 그렇게 다짐하곤 했었지.
평생에 한 번, 그때라도 전성기가 오기만 한다면야, 그게 어딘가 하면서 말야.
그러려면 일단 건강 지키는 게 우선이고,
또 어떻게든 죽지 말고 오래 살아남아 기필코 그 날을 보자, 그렇게 이를 악 물었었는데.
여든 살이 된 지금, 넌 어때?
정말 우리 계획대로 바쁘게 살고 있어?
남들은 다 쉴 때 혼자 일 많이 해야하는 게 억울하거나 힘들진 않아?
몸은 어때? 견딜 만 해? 지병 같은 게 새로 또 생기진 않았어?
여든 살의 나야,
넌 50세인 나의 꿈이자, 희망이야.
앞으로 30년 동안 수많은 경험들이 더 쌓이고 쌓여서 여든의 너를 이루었을 때,
나는 네가 정말이지 사정없이 빛나기를 바라고 있어.
그건 남들 보기에 좋은 그런 빛이 아니라,
지혜와 경륜이 넘치는 반짝반짝함이었으면 좋겠어.
비록 몸은 쪼그라들고, 얼굴도 쪼글쪼글해지더라도,
마음만은 그 어느 때보다 쫙쫙 펴져서 품이 넓고 넉넉했으면 좋겠고,
기운은 그 어느 때보다 맑고 깨끗했으면 좋겠어.
눈빛이 밝고,
얼굴에 아이 같은 장난기가 가득하고,
목소리는 작더라도 말에 힘이 넘치는,
은은한 인품의 향기를 뿜어내는 그런 유머 넘치는 할머니이길 바라.
아, 그리고 그때쯤엔 꼭 전담 비서님과 운전기사님이 계시면 좋겠다.
평생을 운전 못 하는 사람으로 살아왔으니,
나이 들면 나를 도와줄 사람들은 꼭 필요할 것 같아서 말야.
그분들께 월급을 드릴 수 있는 정도의 재력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암튼,
여든의 나도,
오늘의 나처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오늘 하루는 또 뭘 하면서 재밌게 지내볼까,
눈을 반짝이며 to do list를 작성하길,
간절히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