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 : 글쓰기 좋은 질문 102번

by 마하쌤

* 당신의 나쁜 습관 하나를 설명해보라. 그것을 하면서 왜 비밀스럽게 희열을 느끼는지 설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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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나쁜 습관은 이미 내 얼굴에 인장처럼 박혀버려서 숨길 수도 없게 되어버렸다.

내가 가진 나쁜 습관 중에 하나는 바로 입술을 쥐어뜯는 것이다.


이게 최초로 시작된 때는 뮤지컬 대본 작가로 일했던 때였다.

그때는 불안과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서, 뭐라도 뜯지 않곤 살 수가 없었을 때인데...

나는 입술을 쥐어뜯었다.


처음엔 분명히 몰랑몰랑했을 내 입술이,

자꾸 뜯다보니 피부가 벗겨지면서 상처가 낫고,

상처가 다시 굳으면, 또 다시 뜯고, 그래서 또 상처가 나고, 그랬다 다시 붙고,

이 과정을 수도 없이 반복하면서 지금은 입술에 하얗게 굳은 살이 박혀 버렸다.


내 입술이 그닥 붉은 입술 축엔 못 들지만,

그래도 전체가 붉그스름한 입술에서 유독 굳은 살 부분만 하얗다 보니,

눈에 거슬리는 게 당연하다.


한동안은 내가 한 짓을 후회하면서,

입술에 절대로 손 대지 않기!

매일 밤 자기 전에 바세린 바르고 자기!를 실행에 옮긴 적도 있었으나,

크기가 약간 줄어드는 느낌만 있었을 뿐,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다.


그러면 그것에 실망한 나머지 또 스트레스를 받아서,

무의식적으로 뜯기 시작했고,

그럼 또 무한 반복이다.

뜯고, 상처나고, 피났다가 다시 붙어서 굳고, 그럼 또 뜯고...


그럼 도대체 이 짓을 왜 하느냐?

그게... 입술 피부가 살짝 갈라지면서 내가 잡아 뜯을 만한 것이 생기면,

그걸 완벽하게 다 잡아뜯고 싶은 마음,

그러니까 끝장을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나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이 바로 이것인데,

뭐든 한 번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 직성이 풀린다는 것이다.

그 일이 좋은 일이면 그나마 다행인데,

나쁜 일이어도 끝장을 보려하기 때문에 그게 문제다.

(예를 들면, 게임 중독이 되어 마지막 끝판까지 깨려 한다던가 하는... OTL)


결국은 피를 봐야, 아파야,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멈출 수 있다. ㅠ.ㅠ

하아...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나쁜 습관이다.

이미 생겨버린 입술 굳은 살을 이제 와서 돌이킬 수 없다는 것도 그렇고,

참 많이 아쉽다...


지금은 타이핑을 하느라 입술을 뜯진 못하고 있지만,

글 쓰면서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또 윗니로 아랫 입술 굳은 살을 씹고 있네!

아악!!!!!!!! 좀 하지 말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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