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 : 글쓰기 좋은 질문 608번

by 마하쌤

* 당신이 가장 가난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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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가난했을 때라...

현실적으론 내가 가진 돈이 가장 적었을 때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심정적으로 봤을 때,

내가 가장 가난하다고 느꼈던 때에 대해 쓰고 싶다.


그리고 아마도 그때는 내 힘으로 돈을 벌지 못했던 모든 순간들이 아니었을까?



물론 부모님이 주시는 용돈으로 근근히 살아갔던 시절도 있었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는 어떻게든 내 힘으로 돈을 벌려고 했었고,

알바를 하든, 과외를 하든, 푼돈이라도 근근히 벌어왔었더랬다.


하지만 클래식 공연 기획 쪽에서 일하다 잘 안 풀려서 회사를 그만 두게 되고,

공부를 더 할 심산으로 대학원 석사 과정에 들어갔을 때,

그 즈음 몇 년 동안 정말로 돈을 하나도 못 벌던 시절이 있었다.


스스로 돈을 벌지 못하니, 용돈을 받아도 맘이 편치 않았고,

소비하는 것에도 부담이 많이 되었고,

그러다 보니 사람도 잘 안 만나게 되고, 집에만 있게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뭐라도 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 포인트 모으기였다.


당시엔 '맥스무비'라는 영화 사이트가 있었는데,

거기서 게임을 하면, '강냉이'라는 포인트를 받을 수 있었고,

모은 '강냉이'를 가지고 각종 물품 경매에 입찰할 수 있었다.


당시에 나는 남는 게 시간이었기에,

그 시간 동안 손목이 나갈 정도로 낮이고 밤이고 열심히 게임을 해서 '강냉이' 수십만 개를 모았고,

동시에 손목이 망가질 정도로 열심히 경매에 입찰해서, 내가 돈 주고 살 수 없는 큰 물건들을 노렸다.

(나는 뭐든 한 번 시작하면 진짜 열심히 한다. 매일 양쪽 손목에 아대 끼고 했었다. ㅋㅋㅋㅋ)


아래는 그 시절 내가 맥스무비 경매 및 여러 사이트에서 당첨되었던 물건들 리스트이다.


- 센트럴 이벤트 당첨 : 화이트 프리미엄 생리대 1년치 (총 200개)

=> 나 혼자선 도저히 다 쓸 수 없는 양이라, 주변 모든 여성들에게 나누어주었던 기억이 남!


-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김정은, 문소리, 김지영) 촬영 의상인 아식스 트레이닝복 5벌 경매 낙찰!

=> 맥스무비 강냉이 약 3,000번 정도 입찰 후 성공! 지금까지도 잠옷으로 잘 입고 있음!


- 알라딘 청아출판사 역사시리즈 이벤트 당첨 : 문화상품권 10만원 어치


- 맥스무비 ‘괌 웨스틴 호텔 4박 무료 숙박권’ 경매 낙찰!

=> 강냉이 13,000번 입찰 후 성공! 이때 진짜 목숨 걸고 덤볐던 기억이 남. 내 인생에서 제일 뿌듯했음!


- 맥스무비 좌석예매 이벤트 당첨 : 메가박스 1년 무료 예매권! (총 52회 관람)

=> 한 해 동안 영화를 52회나 보는 게 결코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음.


- 온스타일 : ‘듀란듀란 내한 콘서트’ 티켓 당첨!

=> 막상 당첨은 됐으나 '듀란듀란'에 별 관심이 없어서 친구한테 무상 양도!


- CJmall : 뮤지컬 ‘온에어’ 티켓 당첨!

=> 이쯤 되면 당첨이 너무 일상화 되어서 아무 감흥이 없었음. 친구들에겐 '신의 손'으로 불림.


이 외에도 이병헌 주연의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극중 악역이었던 황정민이 아이스링크에서 이병헌에게 죽기 직전에 썼던 흰 색 모토로라(?) 핸드폰을 경매로 받아서 잘 썼던 기억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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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굵직굵직한 것들만 적어본 거고,

실제로 당첨된 건 자잘한 것까지 치면 이것보다 훨씬 더 많았다. ^^



친구들은 내가 운이 좋아서 당첨이 잘 되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난 당첨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돈이 없으니, 내게 있는 시간과 에너지와 노력을 몽땅 들여서,

이렇게라도 해서 뭐라도 벌어야, 면이 좀 설 것 같아서.


마음이 불안하고 가난했기 때문에 미친듯이 매달렸던 이벤트 응모였다.

다행히 물질적인 결과는 좋았으나,

내 삶은 웅덩이처럼 정체되어 있던 시절이었다.

공짜로 많은 걸 얻었지만 마음은 가난했던,

기뻤지만 슬펐던?


그런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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