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 : 글쓰기 좋은 질문 133번

by 마하쌤

* 놀이터에서 가장 좋아하는 놀이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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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에 영 젬병인 나는 어릴 적부터 놀이터를 별로 안 좋아했다.

잘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어서였다.


철봉엔 매달리지도 올라가지도 못했고,

정글짐도 무서워서 한 두 칸 이상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그네도 다른 아이들처럼 파워풀하게, 거의 하늘로 솟구칠 정도로 올라가지 못했고,

괜히 밀어준다고 얼쩡거리다가는 방해만 되기 일쑤였다.

시소를 타도, 상대편에 있는 광분하는 애들과 보조를 맞추지 못했고,

모래사장에서 넓이 뛰기를 하는 것도 양말에 모래가 들어가서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달리기가 느려서, 운동장을 뛰는 것도, 애들이랑 술래잡기를 하는 것도 버거웠고,

뙤약볕에서 계속 뛰어노는 것 자체가 몸에 무리가 되었다.


이렇게 얘기하다 보니까,

나는 천상 샌님(예전에, 평민들이 선비를 이르던 말) 체질이었구나 싶다.

혼자서 조용히 책이나 보고, 라디오나 듣고, 편지나 쓰고...


지금도 내가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최대치가 '걷기'다.


다른 운동들도 안 해본 것은 아니나,

결국 오래 가진 못했다.

게다가 원래 운동 안 하던 애들이 운동 시작하면 처음엔 너무너무 못하기 십상인데,

나는 그 덜 떨어진 모습의 나를 견디기 힘들어하기 때문에,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는 게 겁이 난다.


나이가 들수록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데,

난 헬스를 해도 옆에 트레이너 쌤이 없으면 혼자 하기 너무 힘들고(=그래서 돈이 많이 들고),

구기 종목은 진짜 헬이며(=순간 반응 정말 느림),

요가는 무섭다. (물구나무 서기, 기묘한 자세, 이런 거. ㅠ.ㅠ)


지금 그나마 마음에 두고 있는 종목이 필라테스인데,

먼저 경험해본 동생 말로는,

'현대의 자발적 고문 기계'라고 하길래, 이 또한 고민 중이다.


놀이터에서 좋아하는 놀이기구 하나를 못 골라서,

결론이 이렇게 나버렸네 그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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