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사랑했지만, 날 사랑해주지 않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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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 전문인 나로서는,
이건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에게 해당되는 사항이로군!
이건 솔직히 오랫동안 내가 품고 있었던 의문이기도 했다.
내가 사랑한 남자는 이토록 많은데,
어째서 그 남자들은 하나같이 나를 사랑해주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제는 답을 알고 있다.
나는 '사랑에 빠진 나'를 사랑했을 뿐,
그들을 정말로 사랑하진 않았기 때문.
그들은 '사랑에 빠진 나'가 되기 위해 필요한 대상이었을 뿐,
실제로 나는 그들에게 별 관심이 없었다.
나는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들뜬 상태'를 아주 좋아했고,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매우 즐겼고,
내가 그를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보면서,
나라는 사람의 한계를 시험하곤 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경우에 단 한 번도,
그 사람을 나 자신보다 더 사랑하진 못했다.
그 사람이 나를 무시해서 내 자존심에 상처를 내거나,
내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그 사람을 사랑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느끼게 하거나,
그에게 정성을 쏟는 것이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순간이 오면,
가차없이 내 사랑을 철회하곤 했다.
마치 언제 그렇게 사랑했냐는 듯이.
그리고 내 맘에 드는 또 다른 사람을 발견하면 그에게 온 정성을 쏟곤 했지.
아마 예민한 상대방이라면 나의 이런 이상한 태도를 분명히 느꼈을 것이다.
쟤는 날 좋아한다면서 온 정성을 다 쏟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그게 진심으로 와닿지 않는 경험.
선물도 많이 주고, 늘 주변에서 얼쩡거리지만, 생각만큼 나에게 관심이 없는 기묘한 느낌.
그리고 나는 그저 하나의 '대상'에 불과했구나를 느꼈을 때의 불쾌함까지도...
내 자신이 그렇다는 것은 나도 아주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 전까지는 돌려받지 못하는 내 사랑을 너무 서럽게 생각하고, 상대방을 원망도 많이 했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본의아니게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아예 날 사랑할 수 없는 사람들만 골라서 좋아하게 되었다.
대표적인 게 연예인들.
아예 '대상화' 할 수밖에 없는 존재들을 좋아하는 걸로 안식을 삼은 것이다.
내 사랑에는 이런 방식이 제일 적합한 것 같다.
결코 나 자신보다 남을 더 사랑할 수 없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말이다.
그래서 그동안 내 사랑을 받아주지 않았던 현명한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덕분에 나 자신에 대해 잘 모르던 어리석었던 시절, 더 큰 죄를 짓지 않을 수 있었다.
날 사랑해주지 않았던 그들이 나빴던 게 아니라,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못했던 내가 나빴던 것을... 이제야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