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부에 알레르기가 있는 인물이 되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때 느끼는 피부의 촉감을 가능한 한 자세히 묘사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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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는 잘 모르겠다.
근데 나도 요새 피부병이 생겨서, 그거에 대해선 써볼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초부터였던 것 같다.
양 다리, 그러니까 무릎 아래 부분에 붉은 점들 같은 게 생기고,
여기저기 피부가 얼룩덜룩해지고,
근질근질하기 시작했다.
원래 몸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 스타일이 아니어서,
그냥 그런가 보다 했고,
간지러우면 긁었고,
그러다 말겠지 싶어서 방치했다.
그런데 어느 날 엄마가 내가 바지 갈아입는 걸 보더니,
깜짝 놀라면서 "너 다리가 왜 그래?!" 하면서 당장 피부과에 가자고 하셨다.
피부과를 찾는 과정에서, 정말 피부 질환을 봐줄 수 있는 피부과를 찾는 게 그렇게 어려운지 처음 알았다.
'피부과' 간판을 단 대부분의 곳에서,
피부 질환이 아닌, 피부 미용과 관련된 시술을 전문으로 하고 있었다.
온갖 종류의 주사와 시술만 있지, 피부병을 치료해주는 곳은 드물었다.
암튼 어렵사리 찾은 촌스러운 이름의 한 피부과에서 드디어 내 다리를 보일 수 있게 되었는데,
의사 선생님께서는 보자마자 이렇게 물으셨다.
"평생 바디 로션 같은 거 한 번도 안 발랐죠?"
나는 속으로, 오... 용하다... 하면서 당당하게 "네!"라고 대답했다.
왜냐하면 나는 늘 기름기가 많아서 문제였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의사 선생님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시더니,
"이젠 나이가 들어서 바디 로션 안 바르면 절대 안 됩니다!"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내가 받은 진단명은 '건조증'.
그러면서 난생 처음으로 샤워 후 온몸에 바디로션을 바르는 나날이 시작되었는데...
와... 내 몸의 면적이 그렇게 넓은 줄 처음 알았다.
내 몸이 의사 선생님 말씀처럼 정말 건조해서 그런 건지,
이건 뭐 바디로션을 발라도 발라도 끝이 없고,
(이래서 바디로션들이 주로 대용량으로 나와있구먼!)
나중에는 바르다 지쳐버리고 말았다.
아니, 다른 사람들은 이런 걸 매번 샤워 때마다 늘 해온 거라고?
아, 그래서 다른 여자들이 나보다 씻는데 오래 걸리는 거였나? @.@ (새로운 깨달음!)
하여튼 이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
그래서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전처럼 바디로션 안 바르고 그냥 나왔더니,
지금은 피부 상태가 훨씬 더 나빠져 버렸다.
얼룩덜룩한 피부 부위도 더 넓어졌고,
빨간 반점들도 더 많이 생겼고,
정신줄 놓고 벅벅 긁다 보면 허옇게 각질이 우수수 떨어지고,
나중엔 피 날 것 같이 아프기까지 하는데...
조만간 다시 피부과에 가봐야 할 것 같다.
의사 선생님한테 더 혼나게 생겼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