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묵의 소리는 무엇인가? 언제 마지막으로 그 소리를 들었나? 그 소리엔 무엇이 없는가?
---------------------------------------------------------------------------------------------------------------------------
침묵의 소리?
들었지.
지금으로부터 1년 전,
혼자서 아버지 임종을 지키던 그 때...
요양원 측에서 가족들끼리 아버지 임종을 지킬 수 있게,
1층 식당 옆에 있는 작은 창고 방을 내주었다.
이불이랑 베개 같은 것을 보관하는 곳이었는데,
침대 하나랑 의자 2-3개가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었다.
거기서 아버지는 생애 마지막 가쁜 숨을 내쉬고 계셨고,
나는 그 옆에서 아버지 심박수와 산소포화도 수치를 지켜보면서 아빠를 지키고 있었다.
임종이 가까워질수록 아빠 호흡이 더 가빠졌고, 심박수가 무지하게 빨라졌다.
그러다가 갑자기 무호흡 상태가 되곤 했는데,
천천히 15초쯤 세다 보면 다시금 가쁜 호흡이 돌아오곤 했다.
아빠가 호흡이 어려워 할딱할딱 하는 모습을 볼 땐 너무 힘들어보여서 맘이 아프다가도,
막상 무호흡 상태가 되서 가만히 계시면,
호흡이 안 돌아올까봐 무서워서 15초 세기를 계속 반복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 순간이 왔다.
15초를 다 세고, 16초, 17초... 20초가 됐는데도,
아무리 기다려도 아빠의 호흡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던 그 때...
아빠의 숨소리가 영원히 멎어버렸을 때 느껴졌던 그 침묵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끝났다... 는 느낌,
이제 다시는 돌이킬 수 없게 되어버렸다는 그 이상한 기분,
세상의 저편으로 훌쩍 넘어가버린 아빠의 손을 영영 놓친 것 같은 황망한 순간.
실감이 나지 않아, 울 수조차 없었던 그 몇 초 동안,
영원한 침묵의 소리와 함께 했었다.
그 소리 속엔
생(生)과 사(死)가 동시에 존재했었다.
생(生)과 사(死)가 조금의 간격도 없이 딱 붙어있었다.
거기엔 어떤 경계도 없어서, 난 의식조차 할 수 없었다.
정말 그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