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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 : 글쓰기 좋은 질문 584번

by 마하쌤

* 누군가가 나를 울게 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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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여러 명의 친구들과 다같이 어울려 지내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그 중에 한 명이 나와 내 친구가 그 중에서도 베프로 지내는 것이 배가 아팠는지,

우리 둘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간질을 시작했다.


내가 하지도 않은 행동을 자기가 직접 봤다고 내 친구에게 말하고,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자기가 직접 들었다고 내 친구에게 말하고,

내가 의도하지도 않은 일을 분명한 의도가 있는 게 틀림없다고 내 친구에게 전하는 식이었다.


내 베프도 처음엔 민영 언니는 그런 사람 아니라고, 그럴 리가 없다고 하며 안 믿었다.

나한테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일이 계속 되자, 내 베프도 속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혹시 내가 민영 언니에 대해 뭘 잘 모르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


의심은 단 한 방울의 검정 잉크 같은 것이어서,

마음에 떨어지는 순간, 삽시간에 전체 마음을 시커멓게 물들이게 되어 있다.


그리고 내가 거기에 빌미를 준 것이 하나 있었다면,

그 당시의 나는 친구들과 잘 지내기 위해서,

웬만하면 내가 원하는 것보다는 친구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려고 하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에,

(전형적인 착한 사람 컴플렉스)

솔직히 괜찮지 않으면서 괜찮다고 한 적이 꽤 많았다.

결국엔 그것이 이간질하는 친구의 말이 그럴싸하게 들리게끔 하는 원인이 되었고,

나는 결국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몰리고 말았다.


너무 억울하고 분했지만 그런 식으로 의심받고 있을 때는,

아무리 내가 진실을 말해도 다 거짓이나 변명처럼 들리기 때문에,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난 10년지기 베프를 잃었다.


모두가 나를 외면하고, 의심하고, 남의 이야기만 듣고 덮어놓고 나를 비난할 때,

또 다른 나의 베프 한 명만이 나를 만나러 와줬다.

그리고 이게 다 무슨 일인지 나에게 직접 물어봐주었다.

그러면서 말했다.

"너도 너만의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들어주려고 왔지."


그 말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다들 덮어놓고 나를 의심하고 비난할 때,

단 한 사람이라도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려고 직접 찾아와줬다는 사실이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났다.



그 한 친구의 손을 붙들고 나는 그 시간을 견뎌냈고,

결국 5년 후, 모든 진상이 밝혀져서, 떠났던 베프와도 다시 우정을 회복하게 되었다.


확실히 아픔 때문에 울었던 눈물보다는,

고마워서 울었던 눈물이 조금 더 진하게 기억에 남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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