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아이가 절벽 아래로 돌을 던졌는데, 그 돌이 어떤 남자의 머리에 맞았다. 비명소리를 듣고 아래로 내려가니 그 남자와 함께 등산을 하던 친구가 있었다. 그의 말로는 돌에 맞은 남자가 죽었다고 한다. 두 사람의 대화를 써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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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 (핸드폰이 안 터지자 허공에서 와이파이를 찾아 흔들며) 아이씨, 왜 안 돼! 미치겠네.
(그때 아이를 발견하곤) 어? 꼬마야! 너 혹시 핸드폰 있니?
아이 : (뒷주머니에 있는 핸드폰에 손을 갖다 대며) 아니오. 무슨... 일이예요?
남자 : 하아... 내 친구가 절벽에서 떨어진 돌에 맞아서 죽었어.
아이 : (쓰러진 남자를 보며) 죽었다고요? (남자의 곁에 떨어진 피 묻은 돌을 쳐다본다)
남자 : (안절부절 못하며) 119에 신고를 해야 하는데, 전화가 안 터지네. 아, 진짜, 어떡하지.
아이 : 그럼, 제가 여기 있을께요. 내려가서 신고하고 오세요.
남자 : 네가 여기 있겠다고? 아니, 잠깐만. 근데 너 혼자야? 부모님은 어디 계셔?
아이 : 저는 집이 이 근처예요.
남자 : 산 속에 집이 있다고?
아이 : 네.
남자 : 그래? (자기 친구를 돌아보며) 그래도 너 혼자서 괜찮겠어? 안 무서워?
아이 : 괜찮아요.
남자 : (아이를 물끄러미 보다가) 아니야, 그래도 어린 애한테 이런 일을 시킬 순 없지.
이렇게 하자, 네가 이 곳 지리를 잘 알 테니까 가서 사람을 불러와라.
그래, 집에 가서 부모님께 경찰을 불러달라고 해.
아이 : (자기가 던진 돌 쪽을 다시 보며, 입술이 바짝 마른다) 집에 전화 없는데요?
남자 : 뭐? 전화가 없다고?
아이 : 아니, 그러니까 부모님이 안 계세요. 다 일 나가셨어요. 부모님만 핸드폰이 있어요. 전, 없어요.
남자 : 하... 어쩌지... 그럼, 내가 전화가 터지는 곳을 찾아서 경찰에 연락을 할 테니까, 그때까지만,
잠깐만 여기서 기다려. 아저씨가 최대한 금방 올께. 알았지?
아이 : (순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네.
남자 : 금방 올께!
아이는 남자가 헐레벌떡 산등성이로 올라가는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고 있다가, 곧바로 자기가 던진 돌을 집어들고 티셔츠 속 런닝 자락으로 피를 닦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있는 힘껏 산 밑으로 돌을 던져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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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소설 대신 '나라면', 하는 설정 하에서 글을 쓰곤 했는데,
이번 주제는 맨 정신으로 마주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물론 나라면 애초에 절벽 아래로 돌 따윈 던지지도 않았겠지만,
만약 내가 던진 돌에 사람이 맞아 죽은 걸 알게 됐다면,
죽은 사람의 동행인에게, "사실은 제가 던졌어요." 라고 바로 얘기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가 어렵더라. ㅠ.ㅠ
나는 내가 상당히 정직한 사람이라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와... 이런 경우에도 과연 내가 정직할 수 있을까?
실제 상황이라면 차마 입이 안 떨어질 것 같은데...
이래서 직접 당해보기 전까진 결코 장담하지 말라고 했던 거구나.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