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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 글쓰기 좋은 질문 104번

by 마하쌤

* 내 인생을 바꿀 새로운 발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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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발명품이 있으면 내 인생을 획기적으로 바꿔줄 수 있을까?


음...

요새 나는 수분과의 전쟁 중이다.


지금까지 나는 내 또래들보다 동안을 유지했고,

피부가 좋았고,

그래서 친구들은 오래 전부터 얼굴에 온갖 크림을 바르고, 핸드 크림을 바르고, 바디 로션을 바를 때에도,

나는 맨 얼굴로 다녔고, 피부에 뭘 바른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지성 피부여서 오후만 되면 머리 위에서부터 기름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느낌에 눈이 따갑기까지 한 게 나였는데, 올해 들어 몸 상태(신장)가 급속히 안 좋아지면서 제일 먼저 나타난 게 건조증이었다.

몸에서 각질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다리에 염증도 생겼다.

의사는 이제 나이가 들어서 바디로션을 꼭 발라야 한다고 말했다.

거기까지만 해도 그런가보다 했었다.


근데 최근 들어 손에서도 갑자기 수분이 쭉 빠져나간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손이 거칠거칠하고, 쭈글쭈글하고, 울퉁불퉁해졌다는 느낌을 난생 처음 받았다.

게다가 가만히 있었는데도 손 거죽에서 하얗게 조금씩 피부가 벗겨지기 시작했다.

얼마나 충격적이었던지...

피부에 대한 내 자부심이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귓가엔 친구들이 옛날부터 저주처럼 했던 말들이 떠올랐다.

"너 그렇게 뭐 안 바르다가는 한 방에 무너진다~!"


평생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건조함의 느낌이 너무 무섭더라.

지금까지 핸드 크림이니 로션이니 선물 받으면, 다 주변 친구들 나눠주거나 버리거나 했었는데...

어제는 친구랑 올리브영에 가서 대용량 보습 로션과 핸드 크림을 사왔다.

근데 아무리 바르고 발라도 금방 또 푸석한 느낌이 드니까, 너무 황당하고...

내 안에 몸 속 수분을 쭉쭉 뽑아먹는 괴물이 들어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ㅠ.ㅠ


이게 단순히 물을 더 많이 먹는다고 채워지는 문제도 아니고,

참... 너무 답답하다.


그래서 말인데, 몸 속의 부족한 수분을 채워줄 수 있는 어떤 발명품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냥 표피적으로 일시적인 도움을 주는 그런 제품들 말고,

진짜 체내에 필요한 수분이 쫘아악 채워지는 그런 뭔가 말이다.


하아...

이게 바로 노화인가보다.

수분을 잔뜩 머금은 탱탱한 아기들과는 반대되는,

물기 없는 쭈글쭈글 상태로 넘어가는 입구에 지금 내가 서있나 보다.


너무 너무 너무 슬프고 곤혹스럽다.

나이듬의 충격이라는 게 바로 이런 거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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