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 밖에 점술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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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놔, 질문 보자마자 속절 없이 빵 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뭐 어쩌라구?
창 밖에 점술가가 있는데, 그게 뭐? 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사람은 겉만 봐서는 뭐하는 사람인지 알기 어렵다.
이마에 '나 점술가' 이렇게 써붙여놓지 않는 이상.
(물론 그렇게 써붙여놨다 해도 난 절대 그가 점술가라고 믿지 않을 것이지만)
따라서 나에겐 저 문장이 '창밖에 사람이 있다'와 동일한 의미인 셈이고,
'창 밖에 사람이 있네', '창 밖에 사람이 있구나!' 라고 생각하고 고개를 돌릴 확률이 매우 높다.
그러니 나는 저 자칭 점술가와 아무런 사건도 일어나지 않겠지.
하지만 굳이 저 주제로 좀 더 생각을 해보자면,
옛날 위인전 같은 걸 보면,
시골에서 어린 아이가 놀고 있는데, 지나가던 스님이 아이를 보고는,
"세상을 뒤흔들 상이네." 내지는 "큰 인물이 될 놈이야.", 뭐 이런 얘길 했다는 건 많이 들어봤다.
법륜 스님 같은 경우에도, 지나가는 스님이 "저 아이는 명이 짧다"고 하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 하셨고,
내가 좋아하는 중국의 '측천무후' 이야기에도 초반에 관상을 보고 범상치 않다 해서,
황제가 행차했을 때, 일부러 얼굴을 숨기는 에피소드도 나왔던 것 같다.
영력이 높은 사람들은 뭔가 자기만 아는 그런 걸 봤을 때, 도저히 그냥 지나치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아니면 그것까지도 그 사람들의 운명 계획의 일부여서 굳이 말을 하게 되는 걸까?
그래서 가끔 그런 상상은 해본 적이 있다.
누군가 영험한, 영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나를 보고 알아봐주면 어떨까 하는 상상.
그런 얘기를 들으면 내 운명에 대해 좀 더 믿음을 갖고 큰 꿈을 키울 수 있으려나?
아니, 내가 과연 그런 위대한 인물의 운명을 타고 났을까?
그러나 현재까지 내 삶을 보면, 그건 확실히 아니지 싶다.
완벽한 소시민의 삶.
스케일도 작고, 그릇도 작고, 에너지도 작은,
그저 소(小), 소(小), 소(小)한 사람.
큰 굴곡 없는 비교적 평탄한 삶에서조차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버거워서,
언제나 노심초사 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위대한 운명은 무슨...
나는 그냥 끝까지 나답게 살아내는 게 위대한 거지 싶다.
그것만으로도 내 깜냥엔 대단한 거다.
불만 없다.
그러니, 그냥 가라, 창 밖의 점술가여!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