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른들이 화를 낼 때 자신을 안정시키기 위해 어떤 행동을 반복하는 아이가 있다. 그 아이는 어떤 행동을 할까? 그리고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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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럴 때마다 내 방에 들어가서 숙제를 했던 것 같다.
숙제가 있으면 그걸 했고,
숙제가 없으면 뭐든 온갖 공부를 미리미리 해두었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책상에 앉아서 뭔가를 한다'는 행위 자체이다.
일단 부모님들은 책상 앞에 앉은 아이에 대해선,
특히 책을 펴고 연필을 들고 뭔가를 하고 있는 아이에 대해선,
더이상 타박하지 않는 경향이 농후하기 때문에,
더 혼나지 않기 위해선 그게 제일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그 모습 자체가 반성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기도 했고. ㅋㅋㅋ)
또 하나는,
실제로 혼이 나고 나면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해지기 때문에,
뭔가 몰두할 것이 긴급하게 필요했었다.
그러니까 엄밀히 얘기하자면 숙제 속으로, 책 속으로 도피한 것이기도 했다.
실제로 뭔가에 집중하다 보면 밖에서 나는 소리에 상대적으로 신경이 덜 쓰이기도 했고,
특히 연필로 노트에 뭔가를 사각사각 써내려가는 소리가 마음을 안정시키기도 했다.
(수학 문제를 푸는 것도 괜찮았고, 영어 단어를 외우는 것도 괜찮았다)
그러다가 진짜로 그 행위 자체에 집중하게 되면,
방금 혼났던 것도 거의 다 잊어버리게 되곤 했다.
내가 빠르게 집중하는 편이기도 하지만,
혼난 뒤에 한 공부가 훨씬 더 무섭게 몰입이 잘 됐던 것 같기도 하고. ㅋㅋㅋㅋ
하여튼 부모님이 화나 있을 때는 근처에서 얼쩡거리면 안 된다.
내가 딱히 잘못한 것이 없어도 화풀이 대상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무조건 몸부터 피할 것!
보이지 않을 것!
그리고 조용히 있을 것!
플러스로 부모가 바람직하게 여기는 일을 하고 있을 것!
그럼 서서히 폭풍이 지나가기 마련이다.
덤으로 나도 혼난 김에 숙제를 미리 많이 해둘 수 있으니 이득이고. ^^
이 방법은 50살이 된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아서,
같이 사는 엄마의 심기가 불편해지면,
얼른 내 방으로 도망와서 일을 막 열심히 한다. ㅋㅋㅋㅋㅋㅋㅋ
아... 이 나이가 되어도, 혼나는 건 정말 싫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