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 나에게 했던 가장 비열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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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비열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도 그 말을 생각하면 '비열하다'는 느낌이 확 올라오는 말이 있긴 하다.
나를 가르쳤던 사람 중에 한 명이 나에게 했던 말인데,
"너는 정치적이고 외교적이야."라는 말이었다.
내가 어떤 큰 일을 따냈을 때 그 사람이 했던 말이었는데,
저 말의 뜻은 네가 뒷공작을 했으니까 그런 큰 일을 따낸 게 분명하다는 얘기였다.
그러지 않고서야 너 따위가 어떻게 그런 큰 일을 얻어냈겠냐는, 그런 얘기.
그는 저 말을 함께 공부하던 동료들이 모두 있던 자리에서 나를 손가락으로 지목하며 했었는데,
"쟤가 보기에는 순진해 보여도 보통내기가 아니니, 다들 조심하라"고 했었다.
정말이지 세상 억울한 소리였다.
그 누구보다 안 정치적이고, 안 외교적이어서 힘들게 살아온 나인데 말이다.
누군가 나를 비난할 때,
그는 딱 자기 수준으로만 비난할 수 있다.
그 사람 눈엔 내가 정치적이고 외교적으로 보였던 건데,
그건 사실 그가 딱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실은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사람은 바로 본인이었으나,
그는 그걸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었을 뿐.
게다가 그는 나를 가르친 선생님이었다.
자기 제자가 좋은 성과를 냈을 때, 함께 기뻐하고 칭찬하고 격려해주지는 못할 망정,
어떻게든 그 성과를 깎아내리고 폄훼하려고 안달하는 그 모습은,
정말이지 좋아보이지 않았다.
서운하고 섭섭했다.
하지만 덕분에 좋은 반면교사가 되었다.
난 내 제자들에게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