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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상 Mar 31. 2016

#10. "가장(家長)은 지치지 않는다"

Five For Fighting - Superman

아티스트 : Five For Fighting
발매 : 2005.10.07
비정규 앨범 [America Town]의 세 번째 트랙 곡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참가하면서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다루고 싶었다.
그래서 브런치 작가로 선정된 후, 제일 먼저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적었다.
마지막 열 번째 글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 브런치북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나를 한없이 사랑해주고 응원해주는 든든한 우리 부모님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가장 (家長) [명사]

1. 한 가정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 (cf. 네이버 국어사전)


가장(家長). 보통 '한 집안의 가장'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한다.

브런치북 프로젝트를 마무리 짓는 이번 글에서는 한 집안을 책임지는 우리 아버지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보고자 한다.



cf. YouTube, Five for Fighting - Superman (It's Not Easy)


I can’t stand to fly

난 날아다니는 데 지쳤어

I’m not that naive

내가 바보 같은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I’m just out to find, The better part of me

그저 나 자신을 더 잘 알고 싶은 거야


I’m more than a bird I’m more than a plane

난 새나 비행기보다 더 잘 날아다닐 수 있고

More than some pretty face beside a train

망토를 걸친 잘 생긴 남자 그 이상이지만

It’s not easy to be me

나 자신이 된다는 게 쉽지 않아


Wish that I could cry

나도 울 수 있으면 좋겠어

Fall upon my knees

나도 지는 때가 있으며 좋겠어

Find a way to lie, About a home I’ll never see

고향을 본 적은 없지만 꾸며 내서라도 얘기하고 싶어


It may sound absurd but don’t be naive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렇게 순진하게 굴지 마

Even Heroes have the right to bleed

영웅도 다칠 권리가 있는 거야

I may be disturbed but won’t you concede

내 정신이 이상하게 된 건지는 몰라도

Even Heroes have the right to dream

영웅도 꿈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것은 인정해야 돼

It’s not easy to be me

나 자신이 된다는 건 쉽지가 않아


Up, up and away away from me

자신에게서 멀리 높이 날아오르는 거야

Well it’s all right You can all sleep sound tonight

그래 그렇게 말이야 그러면 오늘 밤은 푹 잘 수 있겠지

I’m not crazy or anything

이건 절대 미친 소리가 아니야


I can’t stand to fly

난 날아다니는 데 지쳤어

I’m not that naive

내가 바보 같은 생각을 하는 건 아냐

Men weren’t meant to ride with clouds between their knees

인간이 구름을 타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I’m only a man in a silly red sheet

난 그저 우스꽝스러운 빨간 망토를 걸치고

Digging for kryptonite on this one way street

길에서 크립토나이트를 찾아 헤매는 남자에 불과해

Only a man in a funny red sheet

웃기는 빨간 망토를 걸치고

Looking for special things inside of me

특별한 것을 찾아 헤매는 사람일 뿐이야


inside of me inside of me

내 안에 있는 그 무언가를

inside of me inside of me

내 안에 있는 그 무언가를


I’m only a man in a funny red sheet

난 우스꽝스러운 망토를 걸치고

I’m only a man looking for my dream

꿈을 좇는 한 남자에 불과해

I’m only a man in a funny red sheet

웃기는 망토를 걸치고 말이야


It’s not easy

쉽지가 않아

It’s not easy to be me

나 자신이 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야




※ 음악을 들으면서 읽으시는걸 추천해요.

저도 이 음악을 들으며 그때의 감정을 더 캐치해 적었답니다.






아버지의 유머


우리 아버지는 곧잘 유머를 던진다.

"여보, 나한테 사과해!"하면 엄마에게 사과를 깎아달라는 말이고,

"여보, 나한테 참회해!"하면 참외를 깎아달라는 말이다.

더 웃긴 건, 이런 아버지 식 유머에 엄마가 적응됐는지 아무렇지도 않게 사과와 참외를 턱 꺼내어 깎는 거다. 우리 아버지, 은근 매력 있는 분이라니까.



아버지, 우리 아버지

                                                                                            

아버지는 나를 똘래미라고 부른다. 맏딸인 울 언니는 딸래미, 막내딸인 나는 똘래미다.

언젠가 아버지께 똘래미의 뜻을 물어보자, 똘똘한 딸래미의 준말이라고 하셨다. 언제나 아버지는 나를 보실 때마다 '똘래미~'하시며 함박웃음을 지으신다.


요새 부쩍 아버지께서 '세윤이가 요만해서 기저귀 가방 메고 어린이집 갔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라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아버지 품에 쏙 안겼던 귀여운 아기에서 이십 대 초중반이 된 내가 신기하신가 보다. 사실 나도 내가 이만큼 커있는 게 신기하다. 벌써 대학 시절의 끝자락에 서있다니.



아버지의 마중


고등학교 3학년 때, 매일 11시까지 야자를 했다. 학교에서 집까지는 버스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온 주위가 어둑어둑해지는 늦은 밤, 집 근처 버스 정류장에 내리면 항상 아버지가 나와 계셨다. 비가 오면 우산을 들고 서 계셨고, 무더운 열대야가 찾아오면 땀을 뻘뻘 흘리며, 추운 한파일 때도 굳센 장군처럼 서서 나를 기다려 주셨다.


어느 날, 야자를 하는 도중에 갑자기 속이 너무 매스꺼워졌다. 식은땀이 나면서 머리도 어지러웠다. 아버지께 '지금 몸상태가 많이 안 좋아서 야자 안 하고 집으로 갈게요.'라고 연락하고, 집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내릴 정류장이 가까워오자, 걱정되는 얼굴로 서있는 아버지가 보였다. 나와달라는 말은 안 했지만, 그래도 나와주신 아버지께 너무 고마웠다. 나는 버스에서 내려 아버지한테 안기면서 나도 모르게 엉엉 울었다.


엄마는 쿨(cool)한 성격이고, 아버지는 웜(warm)한 성격이다.

나는 엄마의 쿨한 성격을 물려받았다. 뭔가 마음에 안 들면 틱틱대고, 원하는 것에 대한 고집은 절대로 꺾지 않고, 내가 받는 사랑과 관심에 대해 고맙다는 표현도 제대로 못한다. 아버지의 따뜻한 마중에 대해서도, 난 제대로 고맙다는 인사를 하지 못했다.


몸 상태가 안 좋아 일찍 귀가했던 날에도 언제나처럼 마중 나와주신 아버지를 보고, 그제야 내가 아버지의 마중을 얼마나 반가워하고 좋아하는지를 깨달았다.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서 몰랐던 것이다. 날 한없이 사랑해주시는 우리 아버지에게 난 항상 표현이 부족한 딸이었다.



가장은 지치지 않는다


우리 아버지는 가족을 위해 무진 애를 쓰며 여태까지 달려오셨다.(우리 아버지의 스토리를 조금밖에 못 들었어도 느껴질 정도니.) 그리고 지금도 달리기는 현재 진행 중이다.


우리는 죄송하게도 아버지의 사랑, 아버지의 희생, 아버지의 책임을 당연하게 여기는 듯하다.

하지만 이 당연한 것들을 계속해야 하는, 아니 해야만 하는 우리 아버지들의 마음은 어떨까.


I can’t stand to fly
난 날아다니는 데 지쳤어
I’m not that naive
내가 바보 같은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I’m just out to find, The better part of me
그저 나 자신을 더 잘 알고 싶은 거야


Wish that I could cry
나도 울 수 있으면 좋겠어
Fall upon my knees
나도 지는 때가 있으며 좋겠어


이 곡의 가사에 모든 아버지들의 마음이 담겨있으리라.

아버지들은 누구보다도 크고 멋있는 슈퍼맨이 되어 훨훨 날아다니며, 항상 굳센 모습으로 한 가정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하지만, 그들도 결국 사람이다. 날아다니는 데에 지칠 수 있고, 너무 힘들어 울음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가장은 쉬지 못한다.

우리들은 휴학이나 방학으로, 아니면 휴가로 쉴 수 있지만, 한 집안의 가장은 이미 그 자체로 막중한 책임을 이고 있다. 원하는 곳을 향해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고, 원하지 않는 곳을 가기 싫어도 가야 한다. 가장은 울어도 안된다. 주저앉아도 안되고, 이 모든 것은 견뎌야 한다.


그래서, 가장은 지치지 않는다.

소중한 우리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식들을 더 사랑해주기 위해, 가장은 오늘도 슈퍼맨 망토를 두르고 달린다.


무엇보다 힘들고 외로울 '가장의 달리기'를 수행하는 이 세상 모든 가장분들, 고맙습니다.

가장분들의 달리기 덕분에 오늘도 우리 또한 달릴 수 있는 힘을 받습니다.




네 살 때 - 아빠는 뭐든지 할 수 있었다.
다섯 살 때 - 아빠는 많은 걸 알고 계셨다.
여섯 살 때 - 아빠는 다른 애들의 아빠보다 똑똑하셨다.
여덟 살 때 - 아빠가 모든 걸 정확히 아는 건 아니었다.
열 살 때 - 아빠가 어렸을 때는 지금과 확실히 많은 게 달랐다.
열두 살 때 - 아빠가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건 당연한 일이다. 아버진 어린 시절을 기억하기엔 너무 늙으셨다.
열네 살 때 - 아빠에겐 신경 쓸 필요가 없어. 아빤 너무 구식이거든!
스물한 살 때 - 우리 아빠 말이야? 구제불능일 정도로 시대에 뒤떨어졌지.
스물다섯 살 때 - 아빠는 그것에 대해 약간 알기는 하신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오랫동안 그 일에 경험을 쌓아오셨으니까.
서른 살 때 - 아마도 아버지의 의견을 물어보는 게 좋을 듯하다. 아버진 경험이 많으시니까.
서른다섯 살 때 - 아버지에게 여쭙기 전에는 난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었다.
마흔 살 때 - 아버지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한다. 아버진 그만큼 현명하고 세상 경험이 많으시다.
쉰 살 때 - 아버지가 지금 내 곁에 계셔서 이 모든 걸 말씀드릴 수 있다면 난 무슨 일이든 할 것이다. 아버지가 얼마나 훌륭한 분이셨는가를 미처 알지 못했던 게 후회스럽다. 아버지로부터 더 많은 걸 배울 수도 있었는데 난 그렇게 하지 못했다
- 앤 랜더즈 -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中)


아버지, 고마워요. 사랑해요.





음악을 쓰는 여자의 더 자세한 내막이 궁금하시다면.

http://blog.naver.com/colday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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