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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버바비 Jul 27. 2019

매장의 소리는 모두를 춤추게 한다!

비버바비의 리센스


연관글 : https://brunch.co.kr/@musikbiber/15


이전 포스트의 영상처럼 매장에서의 소리는 쇼핑과 식사 또는 서비스 경험에 다양한 영향을 미칩니다. 음악이 없다고 해도 매장의 공간에는 공간음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계란판 같이 생긴 스펀지가 붙어있는 녹음실을 제외하고는 공간음이 없는 곳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참고로 녹음실의 경우, 계란판같이 생긴 스펀지가 음파를 흡수하기 때문에 반향음이 없습니다.


공간음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이 소음일 것입니다. 에어컨 소리, 사람들이 웅성웅성하는 소리, 주방에서 일하는 소리, 고기 굽는 소리 등 공간에서 나는 모든 소리를 공간음이라고 합니다. 공간음의 정도가 심하면 한마디로 데시벨이 자신의 심리적 기준치 이상이거나 심리적으로 불편한 특정 소리를 우리는 소음이라고 합니다. 우리 주변에서는 소음의 단점만이 부각되어 사회악으로 생각하나 단점밖에 없을 것 같은 소음도 관점을 달리해 볼 때는 여러 측면으로 장점이 있습니다.


소음은 고객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해외의 젊은 케쥬얼 의류 브랜드나 SPA 의류 브랜드들이 중장년층에게 소음이라고 느낄만한 장르의 음악을 선정하고 클럽과 같이 볼륨을 크게 틀어 타깃으로 하는 젊은 고객들만 매장에 들어오고 싶게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소음은 감각적으로 인간을 피로하게 만듭니다. 이 점이 인간의 이성적, 논리적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어 충동적인 행동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충동구매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불편한 소리들 때문에 잠재고객, 충성고객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소음의 정도가 하루 종일 변하는 장소에서 사람들에게 혁신적인 제품들과 일반적인 제품들을 보여주고 어떤 제품을 선호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실험 결과 주변 소음이 증가할수록 혁신적인 제품을 구매하려는 의사가 높았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어떤 제품을 취급하냐에 따라서도 적당한 소음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소음의 장점은 감칠맛을 상승시킵니다. 한식이나 고기에 가장 중요한 맛 중 하나가 감칠맛이기에 시끄러운 음식점, 북적대는 음식점이 더 맛있다고 하는 것은 괜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예전에 기고한 글에 적은 것처럼 감칠맛이 중요한 음식을 취급하는 음식점이라도 음식의 레시피에 따라 감칠맛을 더 올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점은 알아두셔야 합니다.


https://resense.co.kr/2019/07/23/perception-and-restaurant-witch-kitchen/


매장의 소리 중에는 음악도 존재합니다. 물론 누군가가 음악을 틀어야 하겠지만요. 음악은 다른 소리들과 달리 통제할 수 있기에 브랜드에 적합한 큐레이션을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사운드트랙 유어 브랜드는 스웨덴 맥도널드와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20주 동안 스톡홀름에 있는 8개 매장에서 진행한 이 실험은 약 5개월 동안 여섯 기간으로 나누어 각 레스토랑에 '브랜드에 어울리며 잘 알려진 음악', '인지도와 관계없이 브랜드에 어울리는 음악', '브랜드에 상관없이 유명한 음악', '음악 없음'의 4가지 모델을 적용하여 각 시기와 비교 분석하였습니다. 180만 개의 매출 데이터와 2101명의 고객 설문조사를 분석하였고 '음악 없음' 모델의 매출을 기준점으로 할 때 '인지도와 관계없이 브랜드에 어울리는 음악'이 나온 매장의 매출이 4.8% 더 높았고 '브랜드에 어울리며 잘 알려진 음악'이 나온 매장의 매출이 1.2% 높았고 '브랜드에 상관없이 유명한 음악'이 나온 매장의 매출이 4.3% 낮았습니다. 다른 8개의 매장은 '인지도와 관계없이 브랜드에 어울리는 음악'을 5개월 동안 매장에 틀어놓았고 카테고리별로 살펴보았을 때, 디저트의 매출이 15.6%, 쉐이크와 스무디의 매출이 15%, 사이드 메뉴의 매출이 11%, 버거의 매출이 8.6%, 감자튀김의 매출이 8.2%, 소다의 매출이 7.6%, 뜨거운 음료의 매출이 6.7%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사운드트랙 유어 브랜드는 스웨덴의 스타트업으로 스포티파이를 통해 브랜드에 적합한 음악을 큐레이션 해주는 회사입니다. 이들은 매장의 인테리어 재질, 조도 등의 환경과 여러 요소들을 검토하여 시간대에 다르게 음악을 선정하여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브랜드에 적합한 음악을 재생하는 방식은 모든 사람의 음악 취향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고객을 특정 짓기 어려운 경우를 제외하고 가장 나은 방법이라고 주장합니다.

브랜드에 적합한 음악을 제공하는 것은 그 브랜드를 기억하게 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CM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기에 우리나라에서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닭고기는 ㅁㅁㅁ와 같이 우리가 쉽게 기억나는 CM의 음정이나 음악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에서 수시로 나오는 노래도 이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음악은 노래만이 아닙니다. 할리 데이비드슨 엔진의 말발굽 소리, IBM의 윈도우 키고 끌때나던 로고송 등을 활용하여 제품에도 이를 적용합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Brand identity와 잘 맞았던 음악을 다시 들었을 때 96%가 재빠르게 그 브랜드를 상기하였다고 합니다. 브랜드와 소리에 관련된 내용은 방대하고 오늘은 공간과 소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에 이 내용은 다음 기회에 따로 더 다루겠습니다.


그리고 음악에는 템포, 리듬, 조성, 세기, 음의 높낮이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있습니다. 이 요소들의 변화에 따라서도 사람들의 인지와 행동은 영향을 받게 됩니다. 각 요소에 대해 모두 정리하기에는 내용이 방대하니 가장 잘 알려진 음악의 속도가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겠습니다.

음악의 템포는 소비자 행동 중 크게 두 가지에 영향을 미칩니다. 하나는 걷는 속도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매장 체류시간에 영향을 미치고 또 하나는 매출에 영향을 미칩니다. 슈퍼마켓의 경우, 느린 음악이 나왔을 때 빠른 음악이 나왔을 때 보다 매출이 38.2%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이와 같이 느린 음악은 슈퍼마켓과 같은 식료품, 이케아 같은 생활용품 매장에 어울립니다. 하지만 같은 생활용품 매장이라 해도 다이소 같은 매장은 매장환경과 비즈니스 모델의 차이로 느린 음악보다는 빠른 음악이 더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걷는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제품을 관찰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이나 세일 상품을 발견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똑똑한 소비자들만 찾아오는 슈퍼마켓이라면 매출이 크게 증가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죠. 이와 같이 음악의 템포만 무작정 조절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며 브랜드, 매장환경, 동선, 디스플레이, 고객 등 다양한 요소들을 검토한 후에 목표 설정을 하여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음악의 템포를 선정하여 최선의 효과를 끌어내야 합니다.


빠른 음악에 대한 이야기는 한 가지 연구를 소개하겠습니다. 예일대학의 연구자들은 대학생 참가자들에게 클럽 음악을 틀어주고 구매 결정을 내리게 하는 연구를 했습니다. 믹싱 소프트웨어로 같은 음악을 템포가 다르게 편곡한 후, 절반은 같은 음악을 빠르게 나머지 절반은 느리게 틀어주는 실험을 진행했고 탬포가 더 빠른 댄스음악을 들은 참가자들은 나중에 구입하면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 값을 주고 당장 사려는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빠른 음악은 사람을 흥분시키고 흥분상태가 미래에 대한 시간 지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을 합니다. 이를 현실에 적용해보면 의류나 액세서리 또는 이월상품이나 세일을 자주 하는 제품의 경우 소비자는 지금 살지 말지를 고민하게 되는데 이때 빠른 음악이 구매 결정의 지원사격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음악의 템포는 요식업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음식점과 술집에서는 느린 음악이 빠른 음악이 나올 때보다 매출을 증가시켰고 음식점의 경우는 29% 증가시켰다고 합니다. 하지만 요식업 역시 레스토랑으로 쾌적하고 느긋한 식사 환경을 추구하는지, 빠르게 먹고 떠나는 패스트푸드를 추구하는지 등의 따라 회전율을 높여야 하기도 하고 정주 시간을 늘려야 되기도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요식업도 무엇을 목표로 하느냐에 따라 음악의 템포가 결정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의 고객이 누구인지 안다면 가장 좋은 음악은 그 연령대가 10대 또는 20대 초반일 때 유행하던 음악을 틀어주면 된다고 합니다. 어떤 음악이 고객만족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수차례 진행되었지만 어느 것 하나 그럴싸한 결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음악을 고객이 좋아하는지에 대한 연구에서는 연령대에 상관없이 그들이 10대 또는 20대 초반에 즐겨 듣던 음악을 가장 좋아한다고 밝혀졌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연구결과를 떠나 많은 분들이 공감할 것 같습니다. 서비스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종업원을 위한 음악을 선정할 수도 있습니다. 옛말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라는 말처럼 종업원의 기분이 좋아지기만 해도 표정과 목소리와 같은 인지적 요소들이 밝아지고 고객도 그 좋은 모습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는 매장과 브랜드와 음식에 대한 평가로 이어지죠.


그러면 제가 전에 올린 영상에 대한 해설을 하는 것으로 작성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비교를 하기 위해 두영상에 세곡은 같은 음악을 사용하였고 한곡은 각각 다른 음악을 사용하였습니다.

https://youtu.be/7UP4FBLCxeg


이 매장은 300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잡화점인 '나카가와 마사시치 쇼텐'이라는 일본의 가게입니다. 촬영한 매장은 도쿄의 오모테산도점이고 KITTE 등 도쿄에도 여러 매장이 있으며 일본 전역에 퍼져있는 잡화점입니다. 영상에서도 보이듯이 일상생활용품과 공예품을 파는 잡화점이며 역사가 느껴지도록 포장이나 제품의 전통적인 디자인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시각적인 이미지와 음악을 놓고 보자면 매장에서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2:30) 영상 속의 음악이 가장 잘 어울리지만 어떤 목표를 정해놓고 작곡된 음악과 소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음악을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도 파악하기 어렵고요. 그 외의 음악들은 제가 큐레이션 한 음악인데 첫 번째 음악인 Siddhartha - Collapse Into Innocence(0:00)가 제가 고른 음악 중 가장 매장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됩니다. 원목으로 된 매대, 창밖으로 보이는 수목이 음악과 조화를 잘 이루지만 300년의 전통이나 일상용품을 취급하는 가게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두 번째 음악인 Julius Nox - Giulio’s Page - Tortoise(0:40)는 EDM이고 세 번째 음악인 Artistico - Smooth_Attitude(1:15)는 재즈이며 네 번째 음악인 The Sugar Lids - Pretty Sure Pretty Girl(1:55)은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팝입니다. 우리가 대부분 경험한 잡화매장의 음악들은 대부분 세 번째, 네 번째 음악이었을 것입니다. 특히 대중음악이 가장 많이 활용되죠. 하지만 팝의 경우는 위에서 언급한 종업원을 즐겁게 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매장의 정체성을 대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의로 고른 재즈와 클래식 음악의 경우는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가능성을 배제한 체 매장의 분위기를 고급지게 연출하여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가 가격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는 타당성을 제공하고 쇼핑 경험을 쾌적하게 하는 역할만 하게 됩니다. EDM은 우리 주변의 매장에서 자주 들리지는 않지만 제품과 서비스, 브랜드와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EDM도 훌륭한 음악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이번 동영상에서는 어울리지 않지만 다음에 소개할 영상은 음식점인데도 불구하고 EDM이 잘 어울립니다.


https://youtu.be/eus1dmgwM3o

카와이 몬스터 카페

이 레스토랑은 카와이 몬스터 카페라는 독특한 음식점이자 카페인 곳입니다. 위치는 도쿄의 하라주쿠에 있습니다. 이 레스토랑은'카와이(일본어로 귀여움이라는 뜻)'를 모티브로 예술활동을 하고 카와이 movement를 만든 세바스찬 마스다라는 예술가가 프로젝트로 기획한 공간입니다. 내부의 조형물이나 모습들은 하라주쿠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과 협업하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이 공간은 테마파크의 아이들 시설을 위한 공간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음악은 EDM을 틀고 있으며 팔고 있는 음식도 펑키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주류도 취급하는 성인들을 위한 레스토랑 및 카페입니다. 이 카페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다시 다루겠습니다.

위에 적은 것과 같이 오리지널 영상(2:51)에 들리는 음악은 EDM입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이 레스토랑의 음악으로 EDM을 선택한 것은 탁월했습니다.  시각적 이미지와 청각적 이미지는 부조화스럽지만 두 가지 부조화가 합쳐져 하나의 정체성을 만들고 두 가지 부조화는 음식의 맛도 균형을 이루게 해 줍니다. 영상의 첫 번째 곡인 Astafyev Matvey - Kids 1(0:00)은 이 공간이 아이들을 위한 장소라고 상상하고 선정하였습니다. 아마 이 공간의 사진만 본 사람들은 첫 번째 곡 같은 음악이 여러 배경음악 후보 중 하나였을 겁니다. 만약 공간의 모습과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첫 번째 곡 같은 음악을 재생했다면 카와이 몬스터 카페는 지금과 같이 성공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두 번째부터 네 번째 곡은 위의 영상과 같은 음악을 활용하였습니다. 영상을 보면 각각의 음악이 나올 때마다 공간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것입니다.


브랜드가 정립이 되어 있다면 매장의 음악을 선정하거나 작곡할 때 브랜드를 고려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브랜드에만 적합한 음악을 재생하는 것보다 매장에서 목표로 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한 방향으로 구성하는 것이 더욱 좋습니다. 당연히 브랜드 이외의 여러 요소들도 검토하여 통합적으로 종합한 결과를 기본으로 놓고 목표를 설정한 후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음악을 구성하는 것이 가장 정답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객에게 레스토랑의 어떤 느낌을 전달하고 싶은지, 고객 경험을 만족시키고 싶은지, 어떤 고객을 충성고객으로 만들고 싶은지, 회전율을 높이고 싶은지, 훌륭한 다이닝 경험을 제공하고 싶은지 등에 따라 레스토랑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는 바뀌어야 합니다.  소리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식음료의 맛도 변화하기에 맛을 증진시키기 위한 소리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매장의 소리는 모두를 춤추게 할 수도 있지만 모두 떠나가게 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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