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꽃을 몰라보다니

무궁화

by 무쌍

공기가 뜨거워지기 전이었다. 길가에 한 나무가 완전히 누워있었다. 지나던 난 어쩌지 못하고 손을 델 수 없었다. 나무뿌리는 땅에 박혀있었고 나무만 쓰러진 듯했다. 다음날 보니 나무는 다시 세워져 있었다.

'주의하세요.' 팻말 대신에 나무 아래에 벽돌이 몇 개 놓여 있었다. 그리고 가지 두 개를 노끈으로 뱅뱅 묶어 놓았다. 나무 옆 인도는 항상 자동차들이 무단 주차되어 있다. 주차 공간이 협소한 탓인지 인도를 걷기가 쉽지 않다. 주차선이 없는 곳에 아슬아슬 보이지 않는 선을 넘어가며 차들은 무를 주차 정지 블럭처럼 쓰고 있었다.

나무옆 인도는 항상 자동차들이 무단주차되어 있다

나무 이름도 모른 채 끈으로 묶인 아픈 두 다리가 별일 없는지 살피며 그 앞을 지나다녔다. 궁금해하는 나를 위해서 일까? 초복이 지나니 나무엔 예쁜 꽃이 피었다.

아이들도 한눈에 알아보는 나라꽃 무궁화였다. 정말 부끄럽고 미안했다. 꽃이 피지 않으면 무궁화인 줄도 모르다니 나무 공부는 해서 뭐하나 싶을 지경이었다.

다가가 나무를 살펴보니 이파리 사이사이 꽃봉오리가 열매처럼 달려있었다. 그동안 몰라본 것을 속죄하듯 매일 안부를 살피며 꽃이 만발해지길 기다렸다.

무궁화 꽃이 뿜어내는 단아하면서 균형 잡힌 힘은 싱그러워 더운 날씨를 무색하게 했다. 구름 없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무궁화 꽃은 시들어 가는 여름꽃 사이에서 유난히 돋보였다.

활짝 핀 꽃에 벌들이 쉴 새 없이 찾아와 빈틈을 주지 않으며 여름 꽃 중에서 가장 사랑을 받은 듯 보였다.

무궁화 옆은 명당처럼 날마다 그 자리를 노리듯 차가 세워져 있다. 차 주인들은 을 한 번이라도 보았다면 주차를 더 신경 쓸거라 믿는다. 나라꽃을 모르는 사람은 없으니까 말이다. 에게도 그 무궁화는 소중하고 특별한 나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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