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자나무 울타리에서 찾았다

명자꽃

by 무쌍

명자나무는 이름만큼이나 친근하고 금방 이름이 기억된다. 요즘 명자나무에 열매가 탁구공만 하게 자랐다. 얼핏 사과나 모과처럼 보이는 열매는 꽃이 지고 한 달 후부터 얼기설기 촘촘한 가지 사이로 몇 개씩 보였다. 과 처럼 향기가 좋고 통증에 효과가 있어 치료제로 쓰이기도 하는다는데 열매를 알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열매 모양이 귀여워서 명자나무 울타리가 보일 때마다 열매 찾는 재미가 쏠쏠했다. 여름이면 열매가 다 자란다니 관찰을 좋아하는 내 눈에 제때 보여서 더 고마웠다.

명자나무 열매

노란 개나리 울타리가 꽃이 지고 초록잎으로 뒤덮이면, 다른 울타리엔 귀여운 초록잎 장식을 한 명자나무가 붉은 구슬을 달고 본색을 드러낼 준비를 한다. 붉은색부터 흰색이나 연한 분홍색 꽃이 피는데 주로 볼 수 있는 건 붉은 명자나무 꽃이다. 선명하고 붉게 핀 모습이 강렬해서 봄 화단은 금방 생기를 돋게 한다.

그런데 명자나무는 집안에 키우면 여자가 바람이 난다는 오명을 갖고 있다. 꽃이 무슨 죄라고 이 고운 꽃을 집안에 키우지 못하게 하는지 명자나무가 속상할 노릇이다.

붉게 핀 명자나무꽃(산당화)@songyiflower인스타그램

울타리로 쓰이는 나무들은 꽃이 피기 전까지는 시선이 잘 가지 않는다. 그냥 울타리로 쓰임을 할 뿐 나무의 생기는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꽃이 피기 시작하면 지나는 누구든 금방 붙잡을 수 있는 매력을 뿜어댄다. 가지 전체에 어디든 꽃이 피기 때문이다. 꽃장식을 달아놓은 듯 모든 가지마다 꽃이 피었다. 꽃 모양은 붉게 칠한 손톱을 오므린 손처럼 강렬했다.

어느덧 열매는 바짝 뜨거운 여름을 담아 익을 대로 익었다. 지난봄에 만난 명자나무 꽃은 열매로 자랐는데 그동안 나는 무엇을 했나 싶었다. 나는 매일 비슷비슷한 일상을 지내고 있다. 달라진 건 명자나무에 열매가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관찰을 하며 알게 된 정보는 식물도감이나 책으로 알게 된 정보보다 더 선명히 기억된다.

시간은 걸리지만 나만의 확실한 공부법이다. 리지만 조금씩 나만의 도감을 채워가고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만남도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