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스스로 치장한다

수양버들 나무

by 무쌍
수양버들 @songyiflower instargram

지난여름 수양버들 나무가 커트를 했다.

손을 뻗었지만 가지가 잡히지 않는다. 작년보다 더 높이 가지치기가 된 것 같다. 까지만 해도 산들거리는 수양버들 아래서 중랑천을 보며 불어오는 바람을 느꼈는데 말이다. 워질 무렵이면 늘 비슷한 시기에 정원사가 수양버들 나무의 가지치기를 해놓는다.

늘 같은 솜씨의 그분을 만나면 물어보고 싶었다.

"왜 이렇게 싹둑 자르시는 거예요?"


건너편 자전거 도로에도 수양버들이 있는데 한 번도 잘라주지 않았지만 가지가 바닥까지 내려오지는 않았다. 유독 보행로에 있는 이 수양버들은 해마다 부풀듯 계속 커졌다. 아마 산책로에 사람들이 안 닿게 정리를 하는 모양이다.


일자로 단발 커트를 한 나무는 마음에 들었을까? 이왕이면 수형대로 전체적으로 다듬어 주면 나무가 자연스러울 텐데 말이다. 자를 대고 자른 듯 딱 일자가 되었다. 워낙 큰 나무라서 가지치기가 쉽지 않은 원사 노고를 모르지는 않지만 말이다.


여름 수양버들 @songyiflower인스타그램

겨울이 되면 단발머리 모양의 나무는 달라진다. 새 봄이 올 때를 대비해서 겨울 눈을 남겨두고는 겨울나무는 모든 걸 정리한다.

수양버들이 스스로 자신을 다듬기 때문이다.
본래 수형대로 분수에서 물을 뿜어내듯 줄기가 사방으로 늘어지며 잔가지들이 적당히 떨어진다. 겨울을 나기 위해 나무들은 나뭇잎을 다 떨구어내며, 늘어진 잔가지들도 자연스럽게 스스로 다듬는다.


겨울 수양버들 @songyiflower 인스타그램

자연은 알아서 치장도 하고, 알아서 정리도 잘한다.

여름 무성함도 겨울이 오기 전에 정리된다는 걸 우리가 잠시 잊은 것 아닌지 모겠다. 그리고 죽은 듯 보이지만 나무들은 이미 준비를 모두 마쳤다.

봄은 예정대로 시작되었다. 남부 지방에 사는 꽃 친구들은 홍매화와 수선화 사진을 찍어 보내준다. 중랑천에도 에 납작 붙어 월동하는 생초가 초록잎을 이루고 있다.

중랑천 야생초 @songyiflower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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