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너 파전 <작은 책방>과 나의 은신처
어린 시절 내가 살던 집에는 작은 책방이라는 방이 있었다. 사실 그 집에 있던 방은 모두 책방이라고 할 수 있었다. 책 없이 사는 것보다 옷 없이 사는 것이 더 자연스러웠다. 책을 읽지 않는 것은 밥을 먹지 않는 것이나 이상하게 생각했던 시절이다.
방바닥에 웅크리고 앉거나 책장에 기대서, 몸은 비록 거북해도 마음만은 책에 열중하고 있으면 나의 코는 어느새 먼지로 가득 차고, 곧 눈이 아파오곤 했다.
먼지란 별 조각, 황금 물, 꽃가루 등등 언젠가 땅 속으로 돌아가 또다시 히야신스 꽃 모양이 되어 넓은 대지에서 피어날 티끌들인 것이다.
<작은 책방> 엘리너 파전
내가 내 책을 쓰기 시작했을 때...(중략)...
운이 좋으면 훗날까지도 잠시 마음의 등불을 밝혀 와 줄 때가 있다.
- 1955년 5월 헴스테드에서 엘리너 파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