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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쌍 Jul 22. 2024

잘 될 때까지 계속하는 것

하루

 동네 화단의 풀들은 작은 그루터기만 남겨두고 다듬어졌다. 지난달에 발견한 클로버 덤불을 찾아갔는데 언제 그랬는지 싹둑 잘리고 없었다. 아직 남은 후보지가 있어서 다른 화단으로 향했다.


 살랑거리는 새벽의 찬공기에 더 싱그러워 보이는 토끼풀 덤불 속에서 네 잎 클로버를 찾았다. 그리고 또 하나 더, 그리고 또 하나  같은 자리에서 찾은 네 잎은 손바닥 위에 수북해졌다. 풀들이 잘려나가기 전에 네 잎 클로버를 찾은 기분은 좋았지만 아쉽기도 했다.

  

 얻은 만큼 잃어버린  것도 감당해야 하니 말이다. 잘 될 때까지 계속하는 일이 익숙한데 꼬박 한 달을 넘게 진전이 없었다.


 이상하게 어려웠다. 어쩌다 보니 잘되는 날도 있지만 거의 매일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았다.


산책을 하다 말고  예정보다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하루라는 휴식을 아무것도 안 하고 즐겨보고 싶었다. 지친 몸을 억지로 움직이지 않고 말이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클로버가 책 틈에서 고요해졌다. 노트에 옮겨 한 페이지 가득 붙여두며 빈둥거리는 기분을 만끽하고 나니 라면이  먹고 싶었다.


라면 봉지에 쓰인 조리법을  읽다가 문득 흐뭇해졌다. 4분 동안 정성껏 면을 저어가며 기다렸다.


내 인생도  잘 될 때까지 계속하다 보면 맛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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