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내일이면 없으리
잘 될 때까지 계속하는 것
하루
by
무쌍
Jul 22. 2024
동네 화단의 풀들은 작은 그루터기만 남겨두고 다듬어졌다. 지난달에 발견한 클로버 덤불을 찾아갔는데 언제 그랬는지 싹둑 잘리고 없었다. 아직 남은 후보지가 있어서 다른
화단으로
향했다.
살랑거리는 새벽의 찬공기에 더 싱그러워 보이는 토끼풀 덤불 속에서 네 잎 클로버를 찾았다. 그리고 또 하나 더, 그리고 또 하나 같은 자리에서 찾은 네 잎은 손바닥 위에 수북해졌다. 풀들이 잘려나가기 전에 네 잎 클로버를 찾은 기분은 좋았지만 아쉽기도 했다.
얻은 만큼 잃어버린 것도 감당해야 하니 말이다. 잘 될 때까지 계속하는 일이 익숙한데 꼬박 한 달을 넘게 진전이 없었다.
이상하게 어려웠다. 어쩌다 보니 잘되는 날도 있지만 거의 매일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았다.
산책을 하다 말고 예정보다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하루라는 휴식을 아무것도 안 하고 즐겨보고 싶었다. 지친 몸을 억지로 움직이지 않고 말이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클로버가 책 틈에서 고요해졌다. 노트에 옮겨 한 페이지 가득 붙여두며 빈둥거리는 기분을 만끽하고 나니 라면이 먹고 싶었다.
라면 봉지에 쓰인 조리법을 읽다가 문득 흐뭇해졌다. 4분 동안 정성껏 면을 저어가며 기다렸다.
내 인생도 잘 될 때까지 계속하다 보면 맛볼 수 있겠지.
keyword
클로버
하루
감성에세이
17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멤버쉽
무쌍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변화무쌍한 감정번역가/ 사연은 버리고 감정을 쓰는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구독자
374
팔로우
월간 멤버십 가입
월간 멤버십 가입
매거진의 이전글
인생은 천천히 바뀐다
달라진 너에게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