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면 좋은 날이 올까

등결과성(Equifinality)

by 무쌍

전화기 너머 엄마는 또 한숨이 깊다. 자식들은 여전히 자랑거리를 만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 자식 중에도 내게 가장 먼저 실망하셨다. 자식의 앞날이 늘 걱정되시겠지만, 미래를 알 수 없으니 엄마에게 달리 할 말이 없다. 그래서 항상 같은 대답을 한다.


"그러게. 아직 그날이 안 왔나 보지 뭐. 난 좋은 날이 오려면 멀었어 엄마!"

"그래 내가 말을 해봤자지 뭐. 애들 밥이나 챙겨라."

엄마는 할 말이 더 없으신지 전화를 끊으셨다.


엄마가 기다리는 그 좋은 날은 언제 일까?

정말 좋은 날이 오긴 할까?


토즈 로드가 쓴 <평균의 종말>에 리 개인은 출발 초기에 조건이나 상태가 서로 달라 각각 다른 진로를 거치더라도 마지막 종착점에 이르면 동일한 조건의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또한 하나의 목적에 도달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이며, 삶의 모든 측면에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여정도 여러 갈래라고 했다. 또한 여러 갈래인 길이 저마다 다르겠지만 가치는 모두 동등하다고 말했다.


나의 삶은 지금 목표를 향해서 가고 있는 중일까?@songyiflower 인스타그램


삶은 지금 목표를 향해서 가고 있는 중일까? 그리고 온전한 방법과 속도로 가고 있는 것일까?


엄마가 한숨을 내쉴 때마다 <데미안> 싱클레어가 떠오른다.

소설의 시작부터 답답했던 속마음을 드러내는 기분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 길의 추구, 오솔길의 암시다. 일찍이 그 어떤 사람도 완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본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누구나 자기 자신이 되려고 노력한다.'



맞다, 분명히 그럴 것이다. 모든 사람의 삶은 제각기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 가장 가고 싶지만 여전히 가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엄마가 된 내가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떠올려봤다. 아이들이 삶을 살아가는데, 엄마가 일러줄 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다. 렇지만 살다가 힘들어하면 해줄 말은 생각해 두었다. 어쩌면 지금 가장 듣고 싶은 말일 지도 모르겠다.


지금 까지 잘 해왔잖아. 괜찮아.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글을 쓴 후 평가 받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