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양귀비
안개초가 남김없이 환호성을 지른다.
끝까지 가보고 싶었다
긴 꽃밭을 누가 만들었을까
걸어가는 동안 작은 희열이 툭툭하고 내 어깨를 두드렸다.
침묵은 깨지고 궁금했다.
할 수 있는 만큼 꽃을 피우고도 생색도 내지 않는데
자연은 어떻게 버티고
까맣게 성취의 열매를 만들까.
아무리 둘러봐도 대답해줄 사람은 없고
물가에 청둥오리가 쓱 가버리고
흰나비가 눈앞에 왔다가는데도 묻지 못했다.
솟아오른 꽃양귀비
흰 안개초가 신경 쓰였을까
분홍색은 슬쩍 감추고 꽃잎이 눈에 띄지 않았다.
꽃양귀비는 있는 그대로
모른 척 한송이가 되었다.
전철을 탔다.
대화 속에 피어나는 이야기를 쓰기 위해.
오늘도 작은 웃음을 모으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