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
어제는 없었다.
눈앞에 분홍 표지판을 의심했다.
작년 봄에 만난 그녀와 닮았구나 싶어
'어쩐일로 온거야?'
꽃다발을 안고도
나는 너의 이름조차 물을 생각을 안했어
그 봄에 만났으니 너의 여름을 무시했어.
몇걸음나 걸었지?
두번째 꽃다발이 세워져 있고
그제야
내 머리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아챘다.
그럴리가
8월이구나!
상사화는 정확했다.
다시 만나러 온 재회의 순간
무지하고 오만한 마음을
비로소 후회한다.
내가
틀릴수 있다는 것조차
잊어버렸구나.
있는 그대로 자연이 내미는 선물을 기꺼이 받아야지
틀렸다는 기분을 피하고 싶다면 말이야.
오늘 상사화가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