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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소 May 14. 2021

20년 된 감자탕 가게 앞에 붙여진 영업 종료

불 꺼진 가게 안에  우두커니 앉아 있던,,,

사거리 모퉁이에 위치해 있던 80평의 감자탕 가게 앞에 '임대합니다.' 문구를 크게 붙여놓은 것을 보고는 영업 종료된 것을 알았다. 20년 동안 한 자리에서 꾸준하게 감자탕을 판매했던 곳이다. 동네에서 꽤 규모가 큰 식당에 속한다.



그곳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감자탕을 먹은 것은 올해 초이다. 오래 살면서도 한 번도 먹어보지 않아서 호기심이 들었고, 20년 유지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코로나가 심해지고 가게가 문을 계속 닫았을 때 괜히 걱정되기도 했다. 다시 영업할 때 찾아가서 먹었다. 국물이 깔끔했다. 한 끼 맛있게 먹고 언제 다시 와야겠다 생각했다.

 

지나가다 보면 영업을 하는 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식당 안은 어두컴컴했다. 넓은 식당 안에 혼자 앉아 있는 아저씨가 보였다. 밥을 먹는 것인지 그냥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아무리 장사가 안돼도 그렇지 저렇게 어둡게 해 놓으면 누가 들어가. 괜한 오지랖이 발동하고, '저러니깐 장사가 안되고, 손님이 없지'라고 평가했다.


무심하게 지나치던 일상에서 오늘에서야 '영업 종료'를 알게 됐다. 언제부터 그렇게 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감자탕 사장님을 알지도 못하지만, 20년 한 동네 공간에 있었다는 이유로 섭섭한 마음이 든다. 음식에 대해 특별한 추억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공간에 대한 익숙함, 오래된 것에 대한 편안함이 자꾸 없어지는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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