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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없는박영감 Apr 30. 2024

잉여

2024년 04월 넷째 주

자연스럽게...


    사는 데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우리는 그래서 먹는다. 문제는 아무리 많이, 배 터지게 먹어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배 고파진다는 점이다. 어떤 이들은 심적 공허함 때문인지, 아니면 위대(胃大)함 때문인지, 방금 먹고 돌아섰는데, 디저트 배는 따로 있다며 바로 달달함을 찾아 나선다. 비만으로 가는 지름길이고, 이런 비효율적인 경우가 어디 있냐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거 아는가? 인간은 지구상에서 그 어떤 기관보다 에너지 효율이 좋다. 미토콘드리아의 위대함이다. 가장 적은 투입으로 가장 큰 성과를 내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된 것은 어쩌면 필연이다. 이런 효율성을 바탕으로 인간은 문명을 발전시켰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인간은 많은 부분을 육체노동으로 처리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지구상에서 인간적이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런데 효율이 효율을 낳기 시작했다. 이후의 모든 것이 부자연스러워졌다. 에너지 효율이 가장 좋은 '인간들'을 놔두고 '1인당' 생산성을 따지기 시작했다. 모여서 하던 일을 한 명이 할 수 있게 만들면서, 지구상에서 가장 에너지 효율 좋은 인간을 '잉여'로 만들어버렸다. 가장 효율적인 인간이 자신들보다 훨씬 비효율적인 내연기관, 전기기관을 사용해서 비용을 줄이기 시작했다. 


모순


    그런 문명의 발전으로 지금처럼 누리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지구 전체를 놓고 보면 자원이 한쪽으로 쏠린 것일 뿐이다. 게다가 지금은 자원이 쏠린 곳에서 마저 그나마 컨트롤 타워로써 두뇌를 활용하던 인간이 '잉여'로 전락하고 있다. AI인지 뭔지... 그거 돌리려면 전기를 얼마나 써야 하며, 또 반도체 생산한다고 광물질 등 지구의 자원을 얼마나 써야 하며... 아~ 비효율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이것은 욕심 때문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어쩌면 이 욕심은 공멸의 길을 가야 겨우 멈출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것을 멈추기 위해 여기저기서 작은 움직임들이 있지만, 공허하다. 지구상에서 채집, 수렵 외에 먹이를 생산하는 생명체는 인간이 유일하다. 그리고 생산한 것들을 보관, 저장하는 생명체도 동면을 하는 동물 외에는 인간이 유일하다. 


    그나마 예전에는 김장독을 묻거나, 발효를 시키거나, 염장을 해서 보관기간을 늘렸다면, 요즘은 한 여름에 영하의 환경을 만들어 신선식품을 보관하고, 방부제를 써서 일 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 햄버거를 만들어 낸다. 인간이 점점 부자연스러워지고 있다. 너무 지나치다. 점점 이치에 맞지 않게 돌아간다. 인간적이라는 말이 다시 자연스럽다는 뜻이 되도록 되돌려야 한다. 더 늦기 전에... 그러기 위한 첫 번째 발걸음은 이거다.


적당히 필요한 만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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