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 VS 기온

난방의 방식 (1)

by 철없는박영감
포인트가 다릅니다.


겨울이 다가오면 알고리즘도 계절을 탑니다. 여름엔 에어컨 전기 아끼기 콘텐츠가 줄줄이 걸리더니, 요즘은 보일러 가스 절약 콘텐츠가 그물처럼 걸려들죠. 절약하는 난방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더군요.


1. 온도 기반 방식

실내온도가 설정온도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보일러가 가동되는 시스템입니다. 보통 섭씨 20도 정도로 낮게 설정해 두고, 옷을 껴입고 사는 방식이죠. 이건 마치 “기온은 낮지만, 내 몸은 따뜻하다”는 철학을 실천하는 듯한 방식입니다. 외부 환경은 차갑지만, 내 안의 온기를 지키는 전략이랄까요.


2. 시간 기반 방식

일정한 시간마다 보일러를 돌리고, 나머지 시간에는 난방을 멈추는 방식입니다. “온기를 일정하게 공급하되, 그 외 시간은 알아서 버텨라”는 느낌이죠. 마치 규칙적인 배급처럼, 시간표에 따라 따뜻함이 주어집니다.


저는 요즘 이 두 가지 방식을 번갈아 테스트 중입니다. 설정온도를 낮춰놓고 껴입고 버티는 날도 있고, 시간 맞춰 보일러를 돌리는 날도 있죠. 그런데 이게 단순히 가스비 절약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리듬과 감각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온기와 기온은 다릅니다.


기온은 숫자고, 온기는 느낌입니다.

기온은 외부의 수치고, 온기는 내부의 상태입니다.

난방의 방식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내가 나를 어떻게 대하는가에 대한 태도입니다.


▷ 실험적 관찰


첫 번째 방식은 조금 더 절약이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보온이 잘되는 아파트라면 낮시간의 태양 온기로 20도 이하로 떨어지는 일이 거의 없더군요. 물론 요즘 같은 선선한 날씨 덕이기도 하겠지만, 한겨울이 되면 사정이 달라질지도 모릅니다.


두 번째 방식은 집안 전체에 따뜻한 온기가 감돕니다. 보통 시간당 5분 정도 보일러를 돌리고, 나머지 55분은 멈추게 설정해 놓습니다. 하루 24시간 기준으로 보면 약 2시간 정도만 가동하는 셈이죠.


▷ 몸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선택

컨디션이 좋을 때는 첫 번째 방식도 괜찮습니다. 다만 샤워할 땐 온수를 쓰게 됩니다. 으슬으슬하다는 느낌이 강해지면 따뜻한 물 샤워로 온기를 보충하는 식이죠.

컨디션이 나쁠 때는 두 번째 방식이 더 좋습니다. 약하게 남아있는 바닥의 미열... 발바닥의 그 온기만으로도, 그러니까 몸 한구석 어딘가가 따뜻하다는 느낌만으로도 기의 순환이 잘 된다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데워진 몸 덕분에 온수 없이도 샤워가 가능합니다. 냉수마찰하고 나오면 따뜻한 온기가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물론 이 모든 실험은 단열이 잘 되는 요 근래 아파트에 한정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외에도 온수 설정온도를 낮춰, 찬물을 섞어 쓰는 방식으로 낭비되는 에너지 비효율을 줄이는 방법도 있죠.


겨울의 난방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내 몸과 마음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 같습니다. 저는 두 가지 방식의 비용차이가 크지 않다면, 두 번째 방식을 선호할 것 같습니다.


하루 종일 따뜻함이 감도는 집이 더 좋고, 환기에 대한 부담도 없고, 특히 저는 온수로 샤워를 하면 피부가 가려워서 힘듭니다.


어디서 찾아보니 온수는 보일러를 거쳐 오는 물이라서 수도배관이 다르다는 말도 있더군요. 필터 샤워기를 쓰긴 하지만, 아무래도 저는 집의 온기에 나른해질 때, 정신 번쩍 차리게 냉수마찰하며 사는 라이프 스타일이 맞는 것 같습니다. 크크크

오늘은 기온이 낮더라도, 온기를 지키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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