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

by 뮤트

기술의 발전과 높아진 교육수준 그 모든 발전을 이룩하며

세상은 더욱 살기 좋아져 가는 듯 보이지만

언젠가부터 사람들의 눈에서 생기가 점차 사그라져갔다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더 많이 알아야 했고

똑똑한 사람이 많아질수록 더 똑똑해야했다

잘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더 잘해야했고

그 일들을 제외하고는 다른 일에 힘쓸 여력은 있을 턱이 없었다


더욱 단단한 갑옷을 둘러메며 무장했지만

정작 그 안은 건들기만 해도 깨질 듯 약했다

보이는데에만 신경을 쓰다보니

다른 이에게 보이지 않는 곳은 나에게조차 보이지 않았다


피곤함이 겉으로 드러나면 잠깐의 휴식으로 이를 무마했지만

그마저도 채워지지는 커녕 계속 새어나올 뿐이었음을

결코 알지 못했다

그럴수록 피로는 더 자주 찾아왔고

종국에는 텅 비어버렸다


점점 잃어갔다, 잃어가는지도 모르면서 서서히

아니 잃을 것도 없었을지도

애초에 무엇이 중요한지도 생각지 않았으니까


하나를 가지면 다음을 가져야했고

하나를 해내면 다음을 해내야할 것만 같았으며

하나를 이루면 그 다음을 이뤄야하만 했다

도대체 왜.? 누가.?

그 하나를 온전히 누린적도 없으면서

자꾸 다음을 향해 나아가야만 한다


정작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해본적도 없으니까

무엇을 위한 건지도 모르면서

해야할 것만 같아서 해야하니까

해야하는것이 맞는지도 모르면서

채워지지 않는 것들로 나를 채운다


가장 큰 문제는 거기서 시작된다

"나"라는 사람

나에 대한 확신

내가 원하는 것

사소한 것부터 나에 대해 생각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선택도, 결정도, 의견도,

손쉬울 수 있는 일들이 나에겐 어렵게만 다가온다


과연 이것이 나만의 어려움일까

삶의 미련이 사라지는 이

자꾸 도피처를 찾아가는 이

현실이 버겁게 느껴지는 이


삶이 모두에게 비극적이지 않겠지만

뭐랄까 점차 삶의 생기를 잃어가는 듯 보인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듯

현재 내부에서 무슨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건지

스스로도 모를 상처가 자꾸만 안에서 커져간다


이것도 진화라면 진화의 부분일까

외부환경이 풍족해질수록

그 안은 위태로워지는 것도

물리적인 측면이 나아지니

추상적인 측면은 소홀이되는 것도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기 마련이니까

둘 다 가지려는 것은 욕심이니까

그래서 중심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걸지도


사소하지만 소중한 것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정해져 있지도 않은 완벽을 추구하고

그곳에서 나는 흐려진다


언제부터 이렇게 변해갔을까

아니 나는 어디서부터 잘못 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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