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화가 났다
무엇에 화가 났는지도 모르지만 여전히 화가 나 있다
분명 집에 도착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아니 조짐을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 정도까진 아니었을게 분명하다
화가 나기 전까지를 곰곰이 되짚어보았다
새치기하는 사람 때문이었을까
졸지에 예민한 사람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었을까
고지서에 적힌 금액 때문이었을까
아침부터 노래 부르는 옆 집 사람 때문이었을까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 때문이었을까
한 번 화가 터지고 나니
지저분해 보이는 방도
늘어나는 짐도
정리가 안된 모든 것들에 화가 생겨버렸다
짜증이 나고 화가 나는데 이 기분을 어찌 풀어야 할지 몰라서 더 화가 난다
이건 다 배가 고파서 그랬던 걸까
일단은 입에 무언가라도 쑤셔 넣어본다
이 화가 어디로 향해야 할지 몰라서 더 짜증이 난다
음 그래도 먹을 게 들어가니 조금은 나아지는 것 같기도 하다
배가 고파서 그랬나 보다
배를 채우고 나니 쌓여있는 짐을 정리할 의욕도
화가 났었던 일들에 대한 너그러움도 생기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