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7.7. Oneday1
사랑은 하나의 사건(event)입니다. 영어에서는 우리가 사랑에 “빠진다(fall in love)”고 표현합니다. 이건 사건적인 차원을 잘 나타냅니다.
무슨 뜻이냐 하면, 예를 들어 당신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운 좋게도 괜찮은 직장이 있고, 매일 친구들과 만나고, 때로는 원나잇을 하기도 하죠. 그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술 마시고, 수다 떨고, 그렇게 삽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전혀 우연하게—예컨대 길을 걷다 넘어졌는데 누군가가 당신을 일으켜줍니다. 젊은 여성 혹은 남성이죠. 그리고 그 사람이 인생의 사랑이 됩니다. 완전히 우연한 만남이었지만, 그 결과는 당신의 삶 전체가 바뀌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예전 같지 않게 되죠.
사랑의 환상은 다음과 같은 말에 잘 드러납니다.
“오 마이 갓, 나는 평생 당신만을 기다렸어!”
이런 게 바로 사랑의 사건(event)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사건이 점점 더 드물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똑똑한 문화비평가들도 지적했듯이, 우리는 전근대적, 전로맨스적 시대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한때 결혼이나 사랑의 결합은 친척이나 조언자들이 정해주는 것이었죠. 삼촌이나 고모가 누굴 만나야 할지 골라줬습니다.
오늘날도 비슷합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이제는 삼촌 대신 데이팅 앱, 결혼정보회사, 인공지능 추천 알고리즘들이 등장했다는 점이죠. 이들이 제공하는 건 ‘사랑’이긴 한데,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없는 사랑입니다.
즉, 완전히 예측 불가능한 운명적 만남, 그걸 제거해버린 겁니다.
저는 이게 매우 슬픈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러한 사건적 만남을 두려워하게 된 것 같아요. 어떤 완전히 우연적인 걸 만나는데, 만약 그것을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인다면 삶 전체가 바뀌게 되는 거죠.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저는 사랑에 빠지는 것을 회피하는 현상이, 제가 거의 모든 책에서 사용하는 농담과도 똑같은 방식이라고 봅니다.
우리는 ‘그것의 대가 없이 그것을 원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칼로리 없는 설탕(=인공 감미료)
-알코올 없는 맥주
-지출 없는 사치
-임신도 감정도 없는 성관계(=안전한 섹스)
모두 그렇죠.
이것은 섹슈얼리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섹스를 원하지만, 그로 인해 빠질 수 있는 치명적인 감정적 연결(=사랑)은 원치 않죠.
그리고 저는 이 점이 가장 슬프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점점 부상하고 있는 이데올로기, 제가 ‘서구식 불교(Western Buddhism)’라고 부르는 것—삶은 그저 현상의 흐름일 뿐이고,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며, 적절한 거리감을 유지하고, 외부 대상에 집착하지 말라는 태도—이런 것들이 소비주의적 태도와 완벽하게 맞물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