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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오늘의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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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멋대로 Feb 04. 2021

<오늘의 술> 파울라너 뮌히너 헬

맥주는 언제나 파울라너란 말입니다

버릇처럼 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 들렀다. 보름에 한 번쯤 들러 맥주 라인업 체크를 한다. 보통은 구색이 크게 다르지 않다. 가끔 하는 할인행사만 기다릴 뿐이다. 코젤이나 사무엘 아담스를 다시 2000원에 파는 때를 노리고 있다.


이번에도 새 라인업이나 할인은 없었다. 매번 마시는 맥주나 집으려는데, 금빛 번쩍이는 파울라너 라거가 눈에 띄었다. 사실 저번에도 봤는데  무시하고 지나갔었다. 호기심에 집어들었다. 제조일로부터 반 년 지났고, 캔이 조금 찌그러져 있어 살까 말까 잠시 고민했다. 맥주는 상미기한과 보관 방법에 따라 맛이 많이 달라지는 술이니까. 결국은 ‘그래봤자 이천 원 돈이지’ 하며 사 버렸다. 어차피 그럴 거였다.


파울라너 라거는 뮌헨 헬레스 라거 스타일이다. 캔에 써 있는 Münchner Hell(뮌히너 헬)은  뮌헨에서 양조된 헬레스 라거에만 붙이는 수식이다. 여기서 Hell은 지옥이 아니라 밝다는 뜻을 가진 독일어다. 일반적인 페일 라거와 뜻도, 추구하는 맛도 비슷하다.



잔에 콸콸 붓고 보니 맥주와 캔 색감이 잘 어울린다. 주저없이 한 모금 들이켰다. 맛은 아주 좋았다. 쓴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편안한 라거. 그렇다고 심심하진 않다. 머금으면 고소하고 새콤한 풍미와 곡물의 단 맛이 느껴진다. 필스너에서 쓴 맛만 잡아내면 딱 이런 맛일 것이다.
믿고 사는 헤페바이젠에 이어 맛 좋은 라거까지. 신뢰의 파울라너다. 거침없이 들이키고 싶지만 풍미를 포기할 수 없을 때 좋은 선택지가 될 맥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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