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둥이의 네 번째 생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네 살이 되니 막둥이는 더욱 활발하고 말도 잘한다. 그런데 그만큼 아빠는 힘들다. 응?, 뭥미? 늦둥이를 낳아 키우는 아빠의 즐거움 내지는 기쁨을 얘기하자고 이 브런치를 쓴 게 아니던가? 그래, 그렇다, 그래도 힘든 건 힘든 거 아니겠나, 정말 힘들다. 기쁘고 즐겁지만 힘든(?) 이 딜레마는 또 어쩌란 말인가?
(네 살이 되자 부쩍 활발해진(?) 우리 막둥이~)
지금 고2, 중2로 올라가는 첫째, 둘째 때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젠 체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막둥이와 놀아주는 게 버겁다는 생각이 점점 든다. 낮에는 어린이집에 보내고 오후 5시쯤에 하원을 시켜서 집으로 데려오면 그때부터 저녁 9시 정도까지 내가 비번날이면 아이와 놀아준다. 물론 그 사이에 저녁을 먹이고 9시 이후에 씻기고 재우는 것은 아내의 몫이다. 하지만 내가 보는 4시간 동안 막둥이는 쉬지 않고 이걸 하고 저걸 하자고 한다. 병원놀이가 끝나면 아이스크림 가게 놀이, 그리고 그림 그리기 놀이로 이어진다. 그리고 숨바꼭질 놀이, 소방차? 놀이, 그것도 재미없으면 유튜브를 보여 달라고 한다. 유튜브를 될 수 있는 대로 보여주지 말자고 하는 것이 우리 부부의 원칙이지만 그때는 나도 아내도 포기한다, 한 30분 정도는 어때, 그래, 그래야지, 그것도 안 하면 아빠는 넉다운이 될 것 같다. 막둥이에게 유튜브를 틀어주고 아빠는 소파로 가서 이제야 좀 몸을 뉘인다.
'아, 이래서 애 볼래?, 밭일 할래? 하면 밭일 한다는 말이 나왔구나~'
소파에 누워 지친(?) 몸을 쭉 뻗으면서 절로 옛말이 이해가 된다. 내가 막둥이를 보는 4시간 동안 이 30분의 휴식시간도 주어지지 않는다면 도저히 안될 것 같다. 새삼스럽게 유튜브를 만든 사람에게 고마운 생각이 든다. 막둥이가 어렸을 때 유튜브를 보여 주지 않으려고 했던 일들이 모두 부질없다는 생각도 든다.
첫째와 둘째 때는 유튜브를 틀어줄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그땐 아직 유튜브가 뭔지도 몰랐었고 그걸 틀어줄 수 있는 핸드폰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던 것 같다. 퇴근해서 집에 오면 둘은 사이좋게, 혹은 사이 나쁘게(?) 놀고 있었고 나한테 뛰어와 안기면서 오늘 있었던 일을 미주알고주알(?) 얘기하기 시작했다. 아빠의 귀(?)를 독차지하기 위해 둘이 싸우는 일도 있었다. 그러면 나는 '아, 그랬어? 우리 **이~'하고 궁디 팡팡을 해 주면서 맞장구를 한번 쳐 주고 나서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하고 밥상머리에 앉았다. 밥을 먹으면서도 첫째와 둘째는 쉴 새 없이 얘기를 했고 그 얘기를 들어주고 맞장구를 쳐 주는 것이 나의 즐거움이자 두 자매를 보는 일이었다. 밥을 먹고 나서도 둘이는 서로 장난감을 가지고 이런저런 놀이를 했고 난 그걸 지켜보다가 가끔씩 같이 놀아주기도 했지만 딱히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었다.
(첫째 둘째의 어릴 적-늘상 함께였다.(내 핸드폰이 자동 편집해 준 동영상~^^;;))
그렇다!, 물론 내 체력이 십여 년 전 그때보다 떨어지긴 했지만 내가 힘든 이유는 그게 다가 아니었다. 그땐 둘이었기 때문이다. 둘이라면 서로서로 놀이 친구가 되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싸움 상대 -애들은 다 이러면서 크는 거?- 가 되기도 한다. 어른이 없더라도 둘이서 시간을 잘 보낼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애가 한 명뿐이라면? 어쩔 수 없이 부부 중 한 명이 아이와 놀아야, 아니 시간을 보내야 한다. 아이는 그 시간이 재밌지만 어른으로서 그 시간이 힘든 것이다. 한 30분, 한 시간 정도는 나도 재밌게 놀아줄 수가 있다. 하지만 그 시간이 넘어가면 일단 허리가 아프다. 막둥이와 키를 맞추기 위해 바닥에 앉아야 하고 앉아서 이런저런 놀이를 하면서도 즐거울 수 있는 시간은 한 시간이 맥시멈인 것이다. 거기다 나이 50에 날마다 하는 병원 놀이, 아이스크림 놀이, 숨바꼭질 놀이는 더욱 그렇다.(이럴 줄 알았으면 쌍둥이로 낳을 껄~ㅠㅠ)
이제 더 이상 아이를 낳을 수가 없으니(?) 이런 후회를 해 봐야 뭐 할까, 하지만 앞으로 아이를 낳을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하나보단 둘이 좋다는 말을 해 주고 싶다. 아니다, 미안하다, 못 들은 걸로 하시라, 벌써 주책맞은 늙은이로 면박을 받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까~ 그냥 내 생각이 그렇다는 거다. 자녀를 한 명을 낳던지 두 명을 낳던지 하는 건 그냥 부부의 선택에 따라 하면 된다. 그래도 아이 때는 둘이 있는 게...
(치치칙~ 치칙~ 마눌의 등짝 스매싱에 이은 강제 종료에 따라 이번 회는 이렇게 마칩니다... 많은 양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