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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역마살 Sep 21. 2019

잘하지 못할까 두려워 놓친 기회들에 대하여

나는 늘 잘해야만 했다 

어려서부터 나는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었다. 학급 회장, 선도부, 전교 1등, 특목고생, 명문대생의 타이틀을 거치며 주변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스스로를 모범생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타고나기를 남들보다 똑똑하게 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내 주변과 나 스스로 정해놓은 모범생이라는 신분에 걸맞게 행동하기 위해서 늘 노력했다. 


어느덧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다. 재수강 하나 없이, 제출하지 않은 과제 하나 없이 그렇게 심심하게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다. 4년 반, 대학을 다니며 나는 무엇을 했나 돌아보게 되었다. 대학원 진학 준비, 인턴쉽, 교환학생, 그리고 여행. 그 누군가는 ‘그 정도면 많이 한 것 아니냐’ 고도할 수 있겠지만, 뒤돌아보니 잘하지 못할까 두려워 놓친 기회들 투성이었다. 


해보고 싶었던 학회들, 어려워 보이지만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았던 전공 강의들, 내 전공은 아니지만 듣고 싶었던 강의들. 이 모든 것들은 대학생, 단 그때만 할 수 있는 것들인데, 나는 뭐가 그렇게 두려워 스스로의 벽을 깨지 못하고 오직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들에만 집중하기로 했는가. 아무도 내게 ‘넌 늘 잘해야만 해’라고 말 한 적 없는데 스스로 정한 엄격한 기준 탓에 어느덧 생긴 ‘잘하지 못 하면 안 되는’ 강박. 좀 잘 못하면 어때. 나도 처음이고 잘 못 하는 것이 있는 것이 당연하고, 그렇게 새로운 것들을 또 배우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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