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연고 Feb 02. 2024

내 머리 위 거미

가끔은 이런 시 아닌 시  

커피 한 잔 손에 들고 창가에 서서


멍하니 바깥 풍경 바라보다


한 모금 입에 담으려 고개 젖히니


시선에 들어온 내 머리 위 거미


딜레마


그대로 고개를 내려 커피 한 모금 입에 머금고


잊은 듯 바깥 풍경에 놓아둔 시선


카모플라쥬


천장은 흰색이니


조그만 거미가 흰색으로 물들어


내 다음 커피 한 모금엔 감쪽같이 사라지기


텔레파시


바라는 마음을 스쳐보내기


풍경에 물려있던 시선을 거둬


커피 한 모금 다시 입에 담으려 고개를 드니


텅 비어있는 내 머리 위 공간


휴-


고맙다


내 마음 알아줘서





그림은 거미와 저입니다. 피식 한 번 웃고 지나가주세요. ㅎㅎ


큰 숙제를 하나 하느라 좀 고심스러운 한 주였습니다. 애니메이션 영화 크루즈 패밀리(The Croods)처럼 동굴을 떠나야 될지를 고민하고 있는 시간들을 보내고도 있습니다. 크루즈 패밀리에서 아빠와 딸이 그 중심축을 중심으로 양쪽에서 줄다리기를 하죠. 저는 어느 쪽인지 아직 정확히 모른다는 게 제 딜레마입니다. 거미처럼 쉽게 해결되는 딜레마들이라면 인생이 그나마 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봄비전재복 작가님을 위해 그림 하나를 추가합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 난 왜 글을 쓰게 되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