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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연고 Feb 23. 2024

늘 화가 나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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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왜 늘 이렇게 화가 나있지?



가끔 이런 느낌을 받게 하는 사람이 있다. 늘 화가 난 모습이다. 대수롭지 않게 넘길 일에도 심각하고, 웃으며 받아들일만한 일에도 까칠하다. 불을 뿜는 황소처럼 씩씩거리는 홧김이 느껴진다. 왜 이 사람은 늘 이렇게 화가 나 있는 걸까? 가끔 의아하기도 하지만, 사실 그건 그 사람의 잘못은 아니다.



<베이비 위스퍼>라는 책이 있다. 내가 첫 아이를 낳은 후, 잠도 안 자고, 먹지도 않고, 울기만 하는 아기를 데리고 정말 지옥이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라는 생각을 하며 지낼 때, 나를 그 지옥에서 구원해 주었던 책이다. 그 책에서는 아기의 기질을 아래의 다섯 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한다.



Angel (천사 아기)

Textbook (모범생 아기)

Touchy (예민한 아기)

Sprited (씩씩한 아기)

Grumpy (심술쟁이 아기)



난 그 내용을 읽으며, '왜 내 아기는 이럴까..'라는 생각을, '아, 이 아기는 이런 기질을 갖고 있는 아기여서 그렇구나..'라고 바꿀 수 있었다. 만난 지 얼마 안 된 생명체인데, 더군다나 말도 안 통하니 아기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답을 알 수 없고 끝을 알 수 없는 어둠을 지나쳐가느라 힘들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아기마다 기질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제야 아기와 대화를 하는 느낌이었다. '아, 이 아기는 늘 화가 나있는 아기구나..'라고 이해하고 받아들였더니, 그 후부터는 아기를 돌보는 내 태도가 달라져 있었다.



꽃에도 종류가 다양하고 기질도 다르며 생명을 이어가는 방식도 다르다. 아침에만 활짝 피는 꽃이 있고, 추위를 뚫고 피어나는 꽃도 있다. 그렇게 다른 습성을 보이는 꽃을 보며, 우리는 '저 꽃은 왜 저럴까'라고 힐난하지는 않는다. 그 꽃의 습성을 알기 때문에, 그 꽃은 원래 그렇다고 생각하고 그 다름을 받아들여주기 때문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사람마다 습성이나 기질이 다양하고 삶을 이어가는 방식도 다르다. '저 사람은 왜 저럴까'라고 힐난하는 대신, 그 사람의 습성을 이해해 주고 그 사람의 다름을 받아들여준다면, 씩씩거리는 홧김이 느껴지는 '늘 화가 나 있는 사람'도 그 다름을 이해해 볼 수 있다. 그 습성과 기질의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였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달리 할 수도 있을 거고,  그 사람이 우리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지게 할 수 있다.



'늘 화가 나 있는 사람'이 옆에 있다면, 그 다름을 한 번 그대로 이해해 봐 주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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