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을 투고
[완. 초. 작. 브런치로 작가 되기 -5-]
20여 일간 '브런치북 발행'이라는 목표를 위해 열심히 달려온 나는, 목표했던 일정대로 브런치북을 발행할 수 있었다.
책 한 권을 만들 수 있는 최소 분량을 검색해 봤더니, 최소 A4 80장 이상은 돼야 한다고 인터넷에 적혀 있었다. 브런치북도 그 분량 이상을 써야 발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 나는 열심히 글 분량을 만들었지만, 막상 브런치북을 만들 당시에야 브런치북은 그렇게 많은 분량을 넣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완. 초. 작.의 무지에서 비롯된 책 분량 만들기는, 결과적으로는 나중에 투고를 위한 원고 분량이 완성되게 해 준 일등공신이었다.
브런치북을 발행했다는 뿌듯함도 잠시. 브런치북을 발행하고 나니 이제 브런치에 들어와도 딱히 할 일이 없었다. 다른 글들을 적어보면 됐을 텐데, 어떤 새로운 방향을 잡고 글을 다시 적어나가야 할 지에 대해 별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용기를 내서, 내 브런치 공간을 벗어나 다른 브런치 공간 구석구석을 한 번 살펴보기로 결심했다. 20여 일간 열심히 브런치를 드나들었지만, 브런치 메뉴 한 번 제대로 열어본 적이 없었다. 어디에서 어떻게 글을 찾아서 읽어야 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검색 버튼을 누르고, 그때 당시 내 최대 관심사였던 브런치북을 검색어로 넣어 글들을 찾아 읽었다.
신세계였다. 뭐 이렇게 글을 잘 쓰는 분들이 많은지... 조금 글들을 찾아 읽다 보니 의기소침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지식들은 대체 어디서 어떻게 얻으시는 건지, 어쩜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글들을 쓰시는지, 주눅이 든 눈으로 감탄하며 브런치 글들을 읽어 내렸다. 그렇게 글들을 읽다 보니, 내 시선을 확 잡아끄는 글이 하나 있었다.
발행했던 브런치북을 삭제했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브런치북으로 올렸던 글들을 모아서 출판사에 투고 후 출간계약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브런치에 올렸던 글들을 내린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아! 그 순간 충격을 좀 받았던 거 같다. 에세이글을 얼결에 쓰게 되어 40여 개의 에피소드를 적고, 브런치북을 발행하여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지원을 한 걸로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글에서 새로운 방향을 보았다. 브런치에 쓴 글로 출판사 투고라는 것을 할 수도 있다는 걸 처음 생각해 보게 된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브런치북 프로젝트는 결과가 12월에나 나오니 아직 한참을 기다려야 했고, 수많은 브런치북들 중 내 브런치북이 채택되리라는 보장도 없었다. 그렇다면 마냥 기다리는 대신, 이 '투고'라는 것을 한 번 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그 글에서 처음으로 '투고'라는 단어도 배운 상태였다. 아는 게 없으니 겁도 없고, 겁이 없으니 무작정 한 번 해보자라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투고가 뭔지, 투고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는 그 순간부터 열심히 인터넷을 검색해서 관련 정보를 모았다. 출판사에 투고를 하려면, 기획안이라는 것을 적어야 된다고 했다. 그래서 그 순간부터 또 열심히 출판기획안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았다. 제목, 장르, 대상독자, 기획의도, 줄거리 등등, 인터넷에는 너무도 친절하게 관련 정보를 정리해서 올려 놓아주신 수많은 은인들이 있었다.
나는 그 소중한 정보들을 야금야금 소중히 베어 먹으며 내 생애 처음으로 출판기획안을 완성했다. 이제 원고와 출판기획안이 완성되었으니, 떨리는 그 순간이 다가오고야 말았다. 투고. 그런데 투고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했더라... 그새 잊어버렸다. 그래서 열심히 또 투고에 관련된 브런치 경험담과 인터넷 정보를 찾아 읽었다.
그리고 시작했다. 나의 브런치북 글들로, 그 투고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