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연고 May 08. 2024

브런치 조회수 '0'

[완. 초. 작. 브런치로 작가 되기 -4-]

글을 발행해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응모는 하고 싶은데, 내 글을 공개적인 곳에 올리는 게 부담스러웠다.


최대한 브런치 이용자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의 새벽 시간에 글을 올리고는 했다. 글을 발행한 후에는 다른 브런치 공간을 들여다보지 않고 빠르게 브런치를 나갔다. 브런치의 다른 글들을 보면 내 글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져 글을 더 이상 못 올릴 듯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올렸던 글의 조회수가 '0'인 글도 있었다.


아무도 안 읽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올리고 있으면서도, 막상 글의 조회수가 0인 걸 보는 마음은 슬.펐.다. 내 글에 문제가 있나.. 나는 브런치와 맞지 않나.. 브런치를 그만 이용해야 하나.. 등등 많은 생각을 했었다. 브런치에 조심스레 글을 올리다 보니 조회수 및 '좋아요'가 10이 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런 와중에도, 누군가가 읽은 표시를 해주면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부끄러우면서 당황스러운 기분도 들었다.


대략 20여 일 정도 글들을 올리면서 나는 오로지 내 브런치 공간에 잠시 들어와 글을 올리고 최대한 빨리 이 공간을 빠져나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 당시의 내 목적은 오직 글을 빨리 적어내는 것, 그리고 브런치에 올려두는 것, 브런치북 분량을 채워 발행을 하고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지원하는 것, 그것밖에 없었다. 그렇게 브런치에 글을 쓰고 브런치북을 발행하던 순간까지, 내가 기억하기로는 그 당시의 내 구독자수 역시 '0'이었다.


브런치를 단순히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했던, 어리석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중에 브런치에 대해서 깨달은 사실 중 하나가, 브런치는 굉장히 독특한 공간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브런치에서 글을 읽는 독자는 스스로도 글을 쓰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책으로 엮어도 손색이 없는 글들을 심혈을 기울여 작성해 글을 올리시는 작가님들이 있는 곳이다. 그런 분들이 작가로서 이 공간에 글을 올려가며, 다른 브런치 작가님들이 올리는 글을 읽으며 독자로서의 역할도 하는 공간이다. 그런데, 내 공간에 글만 올리고 다른 작가님들의 글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으니, 나는 브런치라는 공간의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한 채 브런치에 머물고 있었던 거였다.


글을 쓰는 사람들끼리 서로의 창작을 응원하는 개념을 이해하고 나서야, 나는 브런치에 정을 붙일 수 있었고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런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얻게 되는 건 구독자와 조회수 및 '좋아요'가 될 수 있지만, 브런치에서는 그게 정말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너무 훌륭하고 멋진 글들이 조회수 및 '좋아요' 숫자가 없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브런치 공간에서는 조회수 및 '좋아요' 숫자 자체가 글의 가치를 말해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하는 분들이, 그런 면에 연연해서 혹시라도 브런치를 계속 사용해갈 동기를 잃지 않으시길 바란다.


이젠 아무도 없(다고 생각되)는 시간에 몰래 올리듯 글을 발행하지도 않으며,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즐기고 진심을 담아 응원하는 마음도 깊어졌다. 그러면서 글쓰기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창작에 대한 의지와 동기를 얻게도 되었다. 실제로 나는 브런치 글들에서 수많은 정보를 얻어왔고, 많은 글감을 찾아내서 글을 짓는데도 정말 큰 도움을 받아왔다.


브런치는 글정이 쌓여가는 공간이며, 열정이 가득 담긴 다양한 분야의 신선한 글들을 읽어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이러한 특성이 브런치의 진정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다음 글은 5월 13일(월)에 발행됩니다.


***  작은 이벤트를 진행 중입니다. ^^  ***



이전 04화 시작점이 되어준 브런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