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로그인해 프로필도 설정한 후였지만, 내 브런치 공간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면 안 될 듯했다. 얼핏 본 브런치 메인 페이지의 글들은.. 무섭도록 대단해 보였다. 엄청난 작가분들이 다양한 분야의 글들을 시시각각으로 올리고 있는 듯해 보였기 때문이다. 와.. 여기 장난 아닌데... 나 이제 어떡해... 이런 멘붕의 과정을 조금 거친 듯하다.
도저히 그 뛰어난 글들 틈을 비집고 내 엉성한 글을 올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용기를 내서 브런치 메인에 올라와 있는 글들을 몇 개 읽어보았다. 아.. 도저히 이런 글들은 못 쓸 거 같았다.
내 브런치 공간의 첫 페이지를 보고 든 기분은 막막함이었다. 이 낯선 공간에 소설을 덥석 올리려니, 선뜻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렇게 순백의 공간을 보며 멍하니 앉아있는데,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할 때 썼던 글들 생각이 났다.
브런치 글들을 살펴보니 이 공간의 주요 장르는 에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세이가 어떤 글이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 감도 없던 나로서는, 이 공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에세이에 적응을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색해서 읽어본 바에 따르면, 내가 브런치 작가 신청 시 적었던 글들이 에세이 장르에 적합한 듯했다. 내가 무슨 장르의 글을 적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글을 적었던 나로서는, 브런치 가입 신청을 위해 적었던 글들을 에세이 장르로 정하고 계속 이어서 적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에세이를 적어서 브런치북을 만들고,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응모를 해 볼 생각이었다. 2023년 브런치북 프로젝트 응모 마감기한이 10월 22일이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았고, 처음 써보는 에세이를 그 기한 안에 책을 낼 수 있을 만큼 분량을 쓸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마음이 급했다.
그렇게 9월 1일부터 20여 일 동안 나는 매일 에세이를 두 세편씩 적어서 브런치에 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