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계약 & 기다림
[완. 초. 작. 브런치로 작가 되기 -7-]
내가 완전 초보이기 때문에, 출판사는 다양한 출판 경험을 가지고 있는 회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면에서 계약을 하게 된 출판사는 몇 번의 이메일 교환만으로도 전문가 분들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그분들이 이끌어주는 대로 따라가면 될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겼다.
다양한 경험도 해봤고 어린 나이도 아니기에, 실제 생활에서 다양한 계약서를 많이 다뤄봤다. 그러나 출간계약서는 내 인생에서 처음이었다. 매매계약서나 보장계약서, 고용계약서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기 때문에 낯설고 약간 긴장도 됐다. 하지만 완. 초. 작. 에게는 어떤 계약서에 견주어도, 출간계약서처럼 기분 좋은 계약서는 없을 것 같았다.
차근차근 출간계약서를 읽어보고, 궁금한 점은 출판사 담당자님께 직접 여쭤보고 확인을 해본 후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내 권리와 의무가 가득 적혀있는 출간계약서를 작성하고 나자, 그제야 내가 직면한 일들이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내가 쓴 글로 책을 만들고 그 책을 미지의 독자들에게 선보이게 되는 것. 그런 낯선 과정이 이제 눈앞에 현실로 다가온다는 생각에 긴장감이 더해졌다.
출간계약을 하면서, 나는 출판사 담당자님께 내가 완. 초. 작. 이어서 출판과정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다고 솔직히 말씀드렸고, 앞으로의 과정에 대해 간략히 설명을 해주시길 부탁드렸다. 잘 모를 때는 모른다고 말하고 겸손하게 조언받은 내용을 따르는 게 최고라는 것을 경험상 알고 있기 때문이다. 출판사 담당자님은 친절히 앞으로의 대략적인 과정을 회신해 주셨는데, 나는 그 회신 내용을 통해서 진행될 절차를 이해할 수 있었고, 몇 차례의 교정 과정을 거친 후 인쇄 및 출간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출판사 내부 사정이라는 것도 있을 수 있고, 그와 더불어 보통의 출판사들은 향후 출간 일정이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중간에 새로운 책의 출간 일정을 잡는 게 쉬운 일이 아님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와 출간 계약을 맺은 출판사도 이미 잡혀 있던 다른 책들의 출판 일정 사이에 내 책의 출간 일정을 추가적으로 계획하기가 그리 쉽지 않은 상황인 듯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출판사 담당자님은 내 책의 출간일정을 좀 더 오래 기다려줄 수 있는지에 대해 내 의사를 물어와 주셔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완. 초. 작. 이 다른 방법이 있나.. 기다리는 수밖에. 출간계약을 맺고 난 후, 출간일정이 구체적으로 잡히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이어졌다. 그렇게 기다리는 동안, 출판사가 혹시나 나와 내 원고를 잊은 건 아닌지부터 출간 계획을 없던 일로 하자고 하는 건 아닌지, 또는 이러다가 몇 년 출간이 미뤄지는 건 아닌지 등등, 초조한 마음으로 별별 걱정을 다하는 시간을 보냈던 건, 초보작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출간 계약 후 보통의 경우 출간 일정을 어떻게 잡는지에대해 나로서는 전혀 경험이 없었고, 출간 일정이 잡힌다면 그다음에는 어떤 과정을 거쳐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예측조차 쉽지 않았다. 완. 초. 작. 인 나로서는 이런 상황에서 하나의 해결책 밖에는 떠올릴 수 없었다.
출판사를 믿고 기다리는 것. 초보는 그저 기다림의 미덕을 믿는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