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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연고 Jun 03. 2024

초보작가는 몰랐던 책 출간 과정

[완. 초. 작. 브런치로 작가 되기 -8-]

기다림의 시간이 지속되던 어느 날, 출판사 담당자님께 이메일이 왔다. 내 책을 담당할 편집자님이 정해졌으며, 앞으로 이런저런 과정과 기간을 거쳐 대략 언제쯤 책이 출간될 것인지 정해졌다는 내용이었다.


출판사와 교정 및 퇴고 과정을 시작하기 전 사실 부담감을 좀 느끼고 있었다. 출판사에서 원고의 완성도를 어느 정도로 평가하고 있을지 궁금했고, 그에 따라 원고의 추가 작성과 수정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에 대해 걱정이 되었다. 만약 글을 추가적으로 작성해야 한다면, 제한된 시간 안에 요청된 방향대로 내가 과연 글을 완성해 낼 수 있을지 등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쉽게 자신할 수 없었다.


만약 출판사에서 원고를 대폭 수정하길 원하거나 나와 의견이 상반되는 방향으로 변경을 원한다면, 완. 초. 작.  인 나로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미리 혼자 걱정을 하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교정 및 퇴고 과정을 시작한 후, 프롤로그의 작성 외에 특별히 추가 원고 작성 및 수정 요청을 받지는 않았다. 원고에 대해서 작가로서의 내 결정권을 최대한 존중해 주시는 게 느껴졌고, 원고 내용에 대해서 내가 원하는 수정 방향대로 진행할 수 있었다. 문법적인 부분은 편집자님이 전문가시니 그 의견을 따랐고, 외국어 표기나 의성어 같은 부분은 상의 후 결정을 했다.


글을 지을 때 외에는 한국어로 글을 쓸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내가 한국어 표현이나 맞춤법에 대해 무감각해져 있었음을 깨달았다. 따라서 내가 무작정 적었던 초고는 문법이나 표기가 엉성했다. 편집자님과 교정 작업을 하면서 내가 얼마나 미흡하게 문맥에 안 맞는 문장들을 적어서 글을 완성했는지 깨닫게 됐고, 습관적으로 내가 글에 적은 잘못된 표현들을 알게 되었을 때의 부끄움은 오로지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


원고를 교정하는 과정을 통해 맞춤 및 글에 사용할 수 있는 표현법 등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교정 작업을 겪고 난 후부터는 글을 적을 때마다 문법이나 맞춤법 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이런 태도를 갖도록 옆에서 도와주고 조언해 주신 출판사 편집자님께 감사드린다. 문장을 읽기 쉽게 정리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고, 좋은 문장으로 다듬는 방법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내 에세이 책이 출간되었다. 꿈같은 이야기가 현실이 되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늘 고민하는 부분은,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글이 과연 '마음에 담길' 글인지이다. 내 마음을 담아 쓰는 글이지만, 나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 마음지날 수 있는 글인지를 늘 고민한다. 혼자 보려고 쓰는 글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쓰고 있는 글이 나중에 다른 분들에게도 읽히고, 그분들이 즐겁게 읽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글을 쓴다. 그렇게 쓴 글이 책으로 출간되어 내가 알지 못하는 분들의 손에 잡힌 채 읽힐 거라는 상상을 해보는 건, 꽤 흥분되고, 행복하고, 긴장되는 일이다.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할 때, 내가 쓴 글이 책으로 출간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그래서 완. 초. 작. 인 내게는 이 순간이 너무 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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