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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님 Jan 28. 2024

주말에는 가까운 커피숍으로

지극히 사소한 나의 일상 #9

커피숍은 밖에서 사람을 만날 때를 제외하고 거의 주말에만 간다. 커피 테이크아웃을 잘 안 하기도 하고, 워낙 집에만 붙어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다니는 직장은 다양한 국적의 직원들로 구성이 되어 있어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재택근무가 자리 잡았다. 출퇴근의 압박에서 해방되자 불면증이 사라졌다. 그 덕분에 밤낮 가릴 것 없이 커피를 입에 달고 산다. 매일 아침 온 집 안이 갓 내린 커피 향으로 가득 차게 된 이유이다.


하지만 온종일 모니터만 들여다보노라면 실체가 있는 사람이 그리워진다. 그래서 주말에는 책 하나를 끼고 커피숍으로 간다. 대형 주차장이 갖춰진 유니크한 커피숍의 풍족함은 경기도 생활의 즐거움이다. 옆자리의 대화가 강제로 귀에 꽂히는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아니더라도 선택지가 많다. 설사 유명한 프랜차이즈 커피숍일지라도 드라이브 스루 지점이라면 정작 매장 안은 한산한 경우도 많다. 구석 자리에 파묻혀 들고 온 책을 펼치면 글자가 눈앞에서 술술 흘러간다.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귀찮은 날에는 아예 세수만 하고 집을 나선다. 외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커피숍의 브런치 세트는 자주 사 먹는다. 이것저것 종류별로 다양하게 놓인 플레이트는 눈에서부터 배가 부르다. 요즘 들어 브런치 메뉴의 가격이 많이 올라 아쉽지만, 그래도 주말 보상으로 이만한 것이 없다.


반면 남편의 취향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중국집 짬뽕이다. 요 몇 주간 나의 취향에 맞추어 커피숍에 동행해 주었으니, 다음 주말에는 중국집에 가서 짬뽕 하나 짜장면 하나를 시켜주어야겠다. (2024년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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