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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우 Oct 12. 2022

알퐁스 도데의 "별"

그리고 프로방스

나에게도 그렇고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원치 않는 것이 있다.

"조급증"이다.


의학적인 질병명은 아니지만, 이 조급증이라는 것은 때로는 강박, 때로는 결벽

그리고 완벽주의로 인해 나타나게 되는 증상인데, 이것으로 인해서 삶을, 시간을, 풍경을,

음식을, 포도주를, 사람을, 햇빛을, 바람을, 그리고 정적을 음미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에 대비해서 프로방스는,

저 프랑스 남부의 미스트랄(겨울과 봄에 프랑스 남부 지중해에서 올라오는 북풍바람)과

충분하게 비취는 햇빛으로 인해 그곳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방문한 모두에게 특별한데,

특히 프로방스의 햇빛은 우울한 마음을 치유해 주는 효과뿐만 아니라,

대도시의 분주하고 쫓기는 삶에 지친 이들에게 아직도 아름다운 삶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프로방스 루시 옹 마을>


<액상 프로방스의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


프로방스에 대한 몆 권의 책이 있고, 그것을 반복해서 읽고 또 읽게 된다.

그 가운데서 내게 큰 위안이 된 작품은 알퐁스 도데의 "별"이다.


<소장하고 있는 프로방스 관련 서적>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배운 작품중에 가장 좋았던 작품이기도 하고,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와 더불어서 손에 꼽는 순수문학이기도 하다.



<알퐁스 도데의 별, 그리고 스테파니와 목동>



"하지만 모든 별들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별은 뭐니뭐니해도 우리들의 별, <목동의 별>이에요.


새벽녘에 양 떼들을 몰고 나올 때, 그리고 저녁나절 양 떼들을 몰고 들어올 때도

저 별은 우리들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죠.

우리들은 저 별을 <마그론느>라고도 불러요. 아름다운 <마그론느>는

<피에르 드 프로방스(토성)>의 뒤를 쫓아가 7년마다 한 번씩 <피에르>와 결혼을 하죠.  


'어머 별들도 결혼을 해?'

'그럼요!'하고, 별들의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을 때, 어깨위에 무언가 가볍게 누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잠이 들어 무거워진 아가씨의 머리였다.


아가씨는 리본과 레이스,꼬불꼬불한 머리를 사랑스럽게 내 어깨에 기대어

별들이 아침 햇살을 받아 사라질 때까지 잠들어 있었다.

나는 가슴이 좀 두근거렸지만,

아름다운 생각만을 보내준 이 맑은 밤의 성스러움 속에서 잠든 아가씨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별들은 양 떼와 같이 얌전하고 조용한 걸음을 재촉했다.


나는 생각했다.

이 별들 중에서 가장 예쁘고, 아름답게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내 어깨에 기대어 잠들어 있다고....."


- 알퐁스 도데의 별 마지막 부분


사춘기 소년의 풋풋한 첫사랑을 그린 "플라토닉 러브"의 교과서급인 작품,

 '성애를 완전배제한 순전한 사랑'에 집착할 시기에 이 소설을 접하게 되면 그야말로

완벽한 사랑의 상징적 표상이 되겠고 밤하늘과 별이라는 시간적 배경이 더욱 깊이있게 다가오는 작품,


나는 지금 여기에 더해서 프랑스가 낳은 음악가인

가브리엘 포레(Gabriel Urbain Fauré)의 한 노래를 듣고 있다.

이 시간, 참으로 달콤하고 아름답게 들리는 노래와 피아노 선율이다. 그리고 아름다운 문학이다.


https://youtu.be/1hzfXXi9dDI

<가브리엘 포레의 성악곡 꽃과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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