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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우 Dec 12. 2023

핀란드 디자인 산책(개정판) 서평

내 북유럽 사랑의 첫사랑같은 책이자, 슬픔까지 묻어있는 책이다.

20여년 이상 계속된 북유럽앓이,

그 가운데서도 핀란드에 대한 각별한 애정,

내 삶에서 북유럽과 연결되는 마음, 가치, 그리고 독서력을 나눌 수 있다면,

여기 이 책 "핀란드 디자인 산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로 나눌 수 있겠다.


이 책은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서적(북유럽, 그리고 문화예술, 에세이, 문학, 여행, 자기계발등)가운데서

최고의 서적이다. 즉 Best of Best이고, 만약을 가정해서 내가 삶의 여정을 마쳤을 때,

내 무덤에 어떤 책을 놓아야 할까 한다면, 단연코 이 책이다.


인생에 어떤 계기를 마련하고 평생의 가치관이 되는 "책"을 읽는다는 것, 소유한다는 것은

다른 어떤 진귀한 보석이 있을지라도 그것을 감히 이 책에 비교할 수 없다.

그 정도로 이 책 "핀란드 디자인 산책"(개정판 2022.8)은 나의 최고의 책이고,

내 인생의 동반자같은 서적이다.


<핀란드디자인산책 초판(2009년)과 개정판(2022년 8월)>


이 책의 표지에는 핀란드의 상징과 같은 겨울철의 자작나무가 배경으로 되어 있다.

저자는 여기서부터 메시지를 전달한다.

핀란드 디자인이란 화려하게 빛나고 세련되었다기보다, 그 자체로 디자인적 아름다움과 감성이 빛나는 것!


약 열흘정도 후에, 이 책중에 있는 내용을 포함해서 크리스마스 모임을 기획중인데,

다시 세번째로 이 책을 정독했다. 이전 초판본까지 합친다면 약 8~9번정도를 정독중이기도 하고,

앞으로 다시 재독을 할 시간과 계기가 있을 것이다.


핀란드 디자인의 정의에 대해서 이 책의 저자인 안애경 작가가 책에 기록한 내용을 메모해 놓았다.

안애경 작가는 이렇게 핀란드 디자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본인이 정리해 놓은 핀란드 디자인 산책 북PT중>

  

핀란드 디자인

모두에게 평등하고 지속 가능한 생각과

친밀한 공동체 의식을 담은

일상의 디자인이다.


-산책길에서 On a stroll중, (이 책의 프롤로그)


그렇다. 일상의 디자인이다.

정치적으로 핀란드는 다른 북유럽 국가처럼 왕정이 있는 입헌군주제가 아니다.(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등)

대통령과 총리의 이원집정부제로 국가가 운영되고 있으며,

역사적으로 스웨덴-러시아로부터의 오랜 지배도 받았다.


지금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핀란드의 산타마을이 있는 로바니에미

과거 2차세계대전때 독일군에게 철저하게 파괴된 곳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그렇게 역사적 부침이 가득했던 나라였다. 그 나라가 6년연속 세계행복지수1위이고,

전세계에 핀란드의 교육, 디자인, 깨끗한 자연의 모습을 알리고 있는 지금,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 책은 그에 대해 잠잠히, 그리고 분명하게 서술하며, 아름답고 생각이 깊어지는 사진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핀란드 디자인 산책 북트레일러> 온라인 교보문고 제공


특히 2022년 개정판을 통해, 얼마전 본인이 북유럽여행을 통해 방문했던

핀란드 헬싱키의 오디(Oodi) 도서관에 대한 내용이 새롭게 추가되었으며,

그외 더욱 많은 사진과 텍스트가 더해져서 이전 초판본보다 크기와 쪽수가 살짝 커졌다.

(북 트레일러를 통해 일부의 내용과 사진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게 더해진 핀란드 디자인에 대한 관점 세 가지가 있었는데,

자연 그대로를 담는 것,

인간의 삶을 그대로 내보이는 것,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다가서는 것,


화려하게 보여야 하고, 리뉴얼(renewal, 기존의 것을 새롭게 함)의 디자인 문화에 익숙한 내게

자연주의와 인간 중심, 그리고 평등의 문화가 입혀져 있는 핀란드 디자인의 예술성과 가치에

나는 깊이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일상의 디자인 개념을 떠올리며 저자가 질문을 한 개념이 있다.

사진이 있는 PT 자료로 다시 질문해 본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질문한다.

일상의 디자인은 무엇일까, 어떤 디자인을 말하는 것일까,


<그리고 일상에 대한 질문도 해 보자. 무엇이 좋은 일상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밑줄 친 내용 중, 일부를 인용해 본다.


행복은 돈과 권력이 아니라 작은 순간의 감동을 느낄 줄 아는 예민함을 잃지 않는 자신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게 스스로 위안하고 행복해 한다.

.

나의 디자인 생각이다.

-서문 중,


이 세상에 물질이 부족해서 받는 고통은 없을 것이다. 단지 마음이 부족할 뿐이다.

- 에코 디자인 중,(76page)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각양각색의 옷을 입고 찾아오는 공공장소이므로 그 배경이 되는 설치물만큼은

최대한 자연과 가까운 안정된 색을 써야 한다는 것이 핀란드 사람들의 생각이며 공공디자인을 다루는

원칙이다. 또한 공공장소의 설치물에 대한 디자인은 가능한 전체적으로 절제된 모양과 기능,

환경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결정된다.

아주 특별한 컨셉이 있는 경우 별도의 디자인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특별한 디자인은

극히 제한을 두고 있다고 한다. 공공장소의 디자인은 공통적으로 다수를 배려한다는 원칙과 기능을

우선시하는 평등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헬싱키 도시계획 속으로 중,(154page)


난 디자인의 본질을 일상 속에서 찾고자하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어떤 특정한 사람 혹은

특정한 사물이 아닌 누구나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일상적인 사물에 이미 디자인의 근원이 존재함을

발견한다.

-과거의 일상 속으로 중,(201page)


아파트 단지 어디를 둘러보아도 건물 바깥으로는 쓰레기통이나 빨래를 널어놓은 모습은 눈에 띄지 않는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간을 위생적이고 기능적으로 나누어 쓰는 것은 주거환경에 있어서 서로 엄격한

기준과 원칙을 지키기 때문이다. 엄격한 기준과 원칙은 정부 차원에서 혹은 지방 자치제에서 사람들이

평등하게 살 권리와 의무에 대한 연구와 고민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디자인에 있어서 평등하다는 의미는 살아가는 환경 자체가 민주적일 때 가능하다는 생각을 한다.

-과거의 일상 속으로 중,(207page)


핀란드 사람들은 서로 이름을 부른다. 어떤 사회적 지위나 직업을 드러내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는다.

선배, 후배, 나이, 남자, 여자를 구분하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는다. 요청하지 않는 일에는 다른 사람의

사적인 일에 끼어들지 않는다. 처음보는 사람들에게도 친절하게 이름을 묻고 통성명을 한다.

어릴 때부터 사람은 모두가 각자의 개성과 개별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배움에서 비롯한 사람과의

관계다. 나이. 성별, 직업을 가리지 않고 동등한 친구가 되는 이유다.

- 친구의 날 중,(283page)


물질보다는 정신과 마음을 우선적으로 하는 풍토를 가진 문화에서는 겉모습이 중요하지 않다.

겉모습으로 평가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있어 인간의 평등함은 나이아 직위를 넘어서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에 도달한다.

-친구의 날 중,(290page)


는 핀란드 사람들에게 또 다른 정신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크리스마스 전후에는

어둡고 암울한 기후로 인해 핀란드 사람들 모두 우울해지게 마련이다. 핀란드 사람들이 말하는

크리스마스의 상징은 빛, 평화, 그리고 희망을 나타낸다. 나 혼자만이 아닌 이웃과 전 세계 사람들의

평화를 마음으로 기원한다.

크리스마스는 조용하게 어둠속에서 빛나는 작은 촛불처럼 겸손하게 보낸다.

어쩌면 어둠의 존재는 그만큼 작은 빛으로 빛나는 희망의 크기를 가치있게 조명하는 힘의 배경이라는

생각을 한다. 핀란드 사람들이 디자인을 이끌어내는 힘은 어둠속에서 그 작은 불빛의 강렬함을 믿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 강렬함은 절제된 침묵을 담고 있어 화려하지는 않지만 마음을 움직인다.

핀란드 사람들에게서 보는 또 하나의 빛과 크리스마스의 상징적인 의미이기도 하다.

-핀란드 크리스마스 중,(301page)


긴긴 겨울의 깊은 어둠 속에서 발견한 작은 희망의 불빛에 감사한다.

그리고, 여름 태양 아래 충만한 에너지를 온몸으로 만끽할 시간들을 상상하며 기다린다.

그 안에 침묵하는 고독의 그림자가 함께한다.

기다림과 꿈꾸는 상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힘은 고독이며 혼자일 때 가능하다.

-사색의 시간으로 중, Epilogue(331page)


 이 책을 지난 2022년 8월 말에 출간하고 다양한 곳에서 북콘서트를 진행했던 안애경 작가,

지난 2022년 10월 광주광역시에서 북콘서트를 진행하던 중, 급성 뇌졸증으로 쓰러지고,

서울 이대 목동병원으로 후송되어 왔지만 결국 깨어나지 못하고 별이 되셨다.


내게는 북유럽, 핀란드의 또 하나의 우주의 동기를 제공해 주시고 조언과 여러 도움을 주셨던

멘토같은 분이셨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보내드려서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슬픈 마음이다.


그렇다 이 책에는 그 슬픔까지 묻어있다.


https://brunch.co.kr/@mwlove73/36 


브런치 작가 초창기 시절에 그 구구절절한 마음을 글로 표현한 적이 있다.


지금 2023년 연말, 크리스마스를 앞둔 때, 이 책의 서평을 쓰면서

핀란드 디자인의 의미와 가치, 안애경 디자이너의 생각과 가치,

그 유지를 받들어야겠다는 재차 다짐의 생각, 그외 여러가지의 생각들이 내면에 맴돌고 있다.


인생의 동반자 같은 책을 읽는다는 것, 그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가치를 언제든지 글로, 그리고 독서토론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

그것만 해도 인생에서 설레이는 순간이고 행복이고, 또 귀한 자산이 아닐까~ 생각한다.


보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내가 느꼈던 다양한 감성들, 그리고 행복의 마음들,

더해서 북유럽-핀란드와 더 가까와지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다. 더 바랄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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