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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우 Nov 01. 2022

N.EX.T - 날아라 병아리(1994年)

오늘따라 신해철의 이 노래가 듣고 싶었어...

집안이 전체적으로 어려웠던 어린시절의 기억,

어렸을 때, 개를 한 마리 키웠다. 이름은 카이(Kai)

(남양주군 지금리, 지금 경기도 남양주시 경의중앙선 도농역이 있는 동화중고등학교 근처다)


부모님, 그리고 2남2녀의 우리 가족들에게 가난했던 시절 그 카이는

우리 가족 모두의 위로였고, 늘 생글생글한 뛰어다님과 애교가 사랑스러운 개였다.

지금이야 애견전용 급여를 하는 식품이 있고, 수많은 돌봄을 받을 수 있지만

그 때는 그것을 알았겠는가, 우리 가족들이 먹는 음식을 함께 나누었고 카이도 잘 먹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카이가 아무런 힘도 없이 푹 쓰러졌다.

영문도 모른채 당황한 우리 가족들은 당시에는 동물병원이 없어서 알음알음 알게된 한 수의사에게

카이의 상태를 물었는데, 카이가 음식을 먹다가 조그맣지만 날카로운 닭뼈를 삼켰단다.

응급시술로 닭뼈를 제거했는데, 그 이후 열흘만에 카이가 결국 죽었다.

그 카이를 부모님의 허락하에 근처 뒷산에 우리 2남2녀 형제자매들이 울먹이면서 묻어주던 기억,


우리 가족들에게 트라우마로 지금도 기억되고 있는 커다란 슬픔이었고,

꽤 오랫동안 죄책감을 가지고 살았던 기억이 가족 모두에게 있다. 지금도 추억한다.


그 이후, 지금 위의 누님 두 분은 각자의 가정에서 강아지를 키우고 있기는 한데,

내가 살고있는 집에서는 도저히 강아지, 개를 키울 자신이 없다.

어렸을 때의 기억이 여전히 아프기 때문이다.


신해철의 "날아라 병아리" 노래를 듣고 그 어린시절의 한 때 행복했고, 오랫동안의 슬픈 기억

그것이 다시 떠올랐다.

(그리고 그 노래를 부른 신해철 역시 의료사고로 안타까운 삶을 마감했다)


병아리도 그렇고 강아지도 그런데, 사람은 더 말해서 무엇하랴,

1994년 성수대교 참사,

1999년 씨랜드 참사,

2003년 대구 지하철화재 참사

그리고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많은 참사를 보고 또 보고, 그리고 지난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무슨말을 할 수 있을까, 더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들 가운데 20대 희생자들이 많았는데,

2014년 세월호 참사때의 단원고 학생들의 연령대와 비슷한 또래의 분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 소식을 접하니 더더욱 마음이 아프고 또 아팠다.

거기에 어린시절의 가족들의 추억까지 생각하면서 오늘 NEXT(신해철)의 "날아라 병아리"

이 노래를 퇴근 후 집에서 계속 듣고 있다.


https://youtu.be/-X41UVzR1qI

<NEXT(신해철) 날아라 병아리>


(Narration)

육교 위의 네모난 상자 속에서

처음 나와 만난 노란 병아리 얄리는,

처음처럼 다시 조그만 상자 속으로 들어가

우리 집 앞뜰에 묻혔다.

나는, 어린 내 눈에 처음 죽음을 보았던

1974년의 봄을 아직 기억한다...

(Narration Ends)


내가 아주 작을 때

나보다 더 작던 내 친구

내 두 손 위에서 노랠 부르며

작은 방을 가득 채웠지

품에 안으면 따뜻한 그 느낌

작은 심장이 두근두근 느껴졌었어


우리 함께 한 날은

그리 길게 가진 못했지

어느 밤 얄리는 많이 아파

힘없이 누워만 있었지

슬픈 눈으로 날갯짓하더니

새벽 무렵엔 차디차게 식어 있었네


굿바이 얄리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

굿바이 얄리

너의 조그만 무덤가엔

올해도 꽃은 피는지


눈물이 마를 무렵

희미하게 알 수 있었지

나 역시 세상에 머무르는 건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할 말을 알 순 없었지만

어린 나에게 죽음을 가르쳐 주었네


굿바이 얄리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

굿바이 얄리

너의 조그만 무덤가엔

올해도 꽃은 피는지

굿바이 얄리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

굿바이 얄리

언젠가 다음 세상에도

내 친구로 태어나 줘



 

<우연하게도 우리 2남2녀 형제들이 그 때와 똑같은 위치에서 사진을 찍었다>


#NEXT(신해철)날아라병아리

#오늘따라이노래가_듣고싶었어

#어린시절의행복

#오랫동안의슬픈기억

#2014년세월호참사

#2022년이태원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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