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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뜰 Jan 01. 2018

나만의 만트라 적어두기

살림, 문장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만트라>

: 은혜, 축복을 주고 자신의 몸을 보호하며 정신을 통일하고 또는 깨달음의 지혜를 획득하기 위해 외우는 신비한 위력을 가진 언사

: 일명 자기주문. 다른 말로 인생의 규율, 가치과, 행동요령 리스트이다.


작년부터 새해가 되면 만트라를 작성하곤 했습니다. 본격 살림을 시작하면서 스스로 마음이 해이해지지 않도록 저만의 규율과 감시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저라는 사람을 무척 잘 알기에 게을러지지 않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기도 했지만 의외로 만트라는 1년 내내 저의 삶 언저리에서 저를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마음이 풀어지려 할 때, 나쁜 생각만 가득 차 있을 때,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고 느껴질 때 마음속으로 되뇌었던 만트라는 저를 다시 일어나게 하고 행동하게끔 충고하고 타일러주었습니다.


벌써 작년이 되어버린 2017년.

저의 만트라는 <균형, 성실, 심플>이었습니다.


나와 배우자, 나와 부모님, 나와 친구들 사이에서 나를 잃어버리지 않게 균형을 맞춘다.

어느 자리에 있든, 누구와 있든, 무슨 일을 하든 성실하게 몸과 마음, 생각을 움직인다.

모든 일은 심플하게 생각하고 처리한다. 특히 감정 부분 주의.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정신이 나오는 걸 안다. 꾸준히 운동하여 늙어서도 티셔츠+청바지+스니커즈가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자.

평생 공부하고 새로운 일, 익숙하지 않던 일에 도전해 본다.


이상 제가 다이어리 한 구석에 적어 놓은 수줍은 저의 목표입니다.

이것을 잘 실천했냐고요? 글쎄요. ^^


다른 건 모르겠지만 필라테스를 거의 1년 동안 다니고 책을 여느 때보다 많이 읽었으며, 좋아하는 작가의 책 서평단으로도 뽑혀봤고, 여러 강연도 찾아다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꽃꽂이와 핸드 드립 커피도 배워 보고요.

마지막으로 브런치에 뽑혀 이렇게 꾸준히 글을 쓰고 있으니 그래도 반 이상은 열심히 살아오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이 모든 건 만트라 덕분입니다.

계속해서 저를 행동하게끔 만든 것이 마음속 저에게 하는 '말' 때문이었으니까요.


집안일을 하며 홀로 일하는 일은 꽤 외로운 일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자유로운 일이기도 합니다. 즉, 뭐든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즐거운 일을 하는 것도 주부의 역할이지만 내가 좋아하고 행복한 일을 꾸준히 하는 것도 못지않게 소중한 나의 역할입니다.


그러니 오늘은 올해 제가 행복하고 노력할 수 있는 만트라를 작성해 보아야겠습니다.


위로가 되는 구절은 모아 놨다가 캘리그라피로 남겨 둡니다.



"

[텃밭 옆 작은 통나무집 88세, 85세 노부부 이야기]


-자신의 삶을 알차게 보내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훨씬 더 알차지 지요. 삶이란 하루하루가 모여서 만들어지는 것이니까요.


- 작은 일들을 계속 매일매일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역시 연륜의 지혜가 깊은 분들의 얘기를 들으면 어떤 통찰을 깨닫게 됩니다.

이 얼마나 간단한 삶의 방식인지요. 그저 똑같은 매일일지라도 하루하루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만들어 간다면 더할 나위 없는 인생을 꾸릴 수 있겠지요. 그거면, 그거면 충분한 겁니다.


그렇게 충분한 삶을 이루고 싶은 올해입니다.


<2018의 만트라>


1. 꾸준함

: 글을 쓰고, 살림을 늘리고, 저를 기분 좋게 하는 일들을 꾸준하게 하고 싶습니다.


2. 적당한 무관심

: 의도치 않게 SNS으로 너무 많은 정보를 다 받아들이려 했습니다. 어떤 날은 나의 우월감을, 또 어떤 날은 나의 무력감을 사진 한 장으로 나타내었던 작년.

올해에는 적당한 무관심으로 '조용히 나를 지키고' 싶습니다.

작은 균열 따위엔 흔들리지 않을 건강한 자존감을 키워야겠습니다.


3. 균형

: 내가 할 수 있는 것 /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잘 구분하고 싶습니다. 때때로 마음먹은 일이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될 수 없는 것이라면 힘들게 애쓰고 싶지 않습니다. 그저 순리대로 제 삶이 흐르는 대로 맡겨 볼 생각입니다.


위 세 가지의 만트라는 올해도 저를 지켜줄 것입니다. 가끔은 따분하고 반복적인 하루들을 보내기도 하겠지만 뭐 어떤가요?


내일 죽을 수도 있는 운명 앞에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일은 놓치지 말자고 생각합니다. 어떤 환경에서도 나를 잃지 말고 자꾸 깨워 스스로 일어서기로 합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하면서 일상을 지켜내기로, 견뎌내기로, 보내보기로 합니다.


가족을 위한 이불 빨래와 요리,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몇 권의 독서가 오늘 내가 부지런히 하루를 보내야 하는 이유가 됩니다. 저만의 발걸음으로 하루의 영역을 차곡차곡 밟아서고 있으니 그걸로 충분합니다.


가끔은 가만히 웅크리는 시간 속에서 저를 놓아주겠습니다.

그리고 별 볼 일 없는 날을 기꺼이 껴안을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가져보겠습니다.


시작한 일이 빛을 발하려면 꾸준하게 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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