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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Jun 04. 2019

스스로 밀어내봐, 있는 힘껏!

발레의 ‘소떼’가 전해준 삶의 응원

쉬면서 건강관리를 위해 헬스장도 다녀보고 PT도 받아봤지만 헬스에 왠지 익숙해지지도 않고, 배정된 트레이너랑 이래저래 잘 맞지 않아서인지 뜨문뜨문 헬스장을 가는 바람에 지속되지 않았다. 요가는 회사 다닐 때도 오래 했고 좋아하긴 하지만 이 즈음 어쩐지 내 안에서는 좀 더 활동적인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 같았다.


그즈음 우연히 눈에 띈 발레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해보게 되었고, 원데이 클래스 후 재미있기도 하고 무언가에 이끌려 바로 동네 발레학원을 찾아서 등록을 완료했다. 그리고 벌써 발레 4개월 차에 접어든다. (역시 시작이 반!)


발레학원에서 수업을 기다리며

아직 기초반이라 여러 기초 동작들을 배워가는 요즘, 그중 점프 동작인 ‘소떼’는 나에게 좀 더 특별한 메시지를 주었다.


유튜브에서 찾은 saute 동영상 :)


https://youtu.be/7LSmFElZvQI



네이버 발레 용어사전의 ‘소떼’ 설명



어른의 나이가 되고 나서는 운동 부족에 걸어다니기도 힘겨운 지친 직장인 생활을 하다보니, 출퇴근 시간 이외에는 뛰어다닐 일도 없을 뿐더러, 땅에서 점프할 일이란 더더욱 많지 않았다. 발레를 시작하고 음악에 맞추어 이리저리 오랫만의 점프를 하면서 ‘밀어내는 힘’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생소하게 느꼈다. ‘아, 이게 이런거였구나!’ 이런 생소한 내 몸에 대한 깨달음이 오는 것이다.


잠시 점프를 한번 해보며 몸을 상세히 관찰해보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스스로의 힘이 없이는 절대 점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평소에는 그렇게 자세히 느껴본 적 없던 몸을 세세히 관찰하면서 느껴보면 정말 다른 깨달음이 온다! 힘 쭉 빼고 구부정한 상태로는 점프라는 것을 할 수가 없다.


특히 발레에서는 땅에 그냥 서있는 자세조차도 땅에 힘없이 서있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복근을 포함해서 온 몸에 힘을 주어 땅을 두 발로 밀어내는 과정이고, ‘소떼’는 더욱이 많은 근육을 동원해 힘껏 땅을 밀어내어 점프를 하는 동작이다.


그리고 점프해서 도약했다가 땅으로 착지할 때도 그냥 전략 없이 철퍼덕 착지해서는 곤란하다. 뻣뻣하게 툭 다리를 내려놓아도 안되고, 드미 쁠리에(도약하기 위해 무릎을 반쯤 구부린 상태)로 착지를 해야 안 다친다는 나름의 방법과 전략이 있는 것이다. 게다가 표정은 밝게 미소 지으며, 우아한 몸짓 하나하나 끝까지 놓치지 말고!




회사에서 나와서 몸은 쉬고 있었지만 더욱 불확실해진 것 같은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서인지, 마음이 늘 편안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때때로 계속 일어나는 삶에서 대처해야 할 일들에서도 여러 가지로 힘이 수시로 고갈되는 것 같은 즈음에, 나는 ‘소떼’를 하면서 스스로를 땅에서 밀어내는 힘에 대해 생각했다.


삶에서는 어디서든 참 예상치 못한 배움이 일어난다.

어느새 발레 기술을 배우는 것만이 아니라, 삶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 되어가고 있는 발레 시간에 소떼를 할 때마다 내가 나에게 말하는 것인지 모를 말이 마음속에 울려 퍼졌다.


네가 서있는 땅을 밀어내봐, 있는 힘껏!

축 처진 채 서있지 말고,

밀어내며 당당하고 우아하게 서봐.


내 힘으로 밀어내고 또 밀어낸다.
스스로 밀어내는 주도적인 힘이 없이는
‘소떼’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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