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복주 엄마 Jul 28. 2021

아기 이름 짓기

작명? 사주? 거 미신 아냐? 라고 했던 내가...

나는 사주나 미신을 그리 믿지 않는다.


그래서 대학생 때 친구들과 단체로 사주카페에 갔던 일을 제외하면 딱히 점을 보러 가는 일도 없었다.


하지만 아기의 이름을 짓는 ‘작명’ 타임이 오자 갑자기 사주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남편 성인 ‘박’씨에 어울리는 이름으로 발음하기 쉽고 예쁜 이름으로 지어야지 라고만 생각했다. 그때 떠올랐던 이름이 예전에 중학생 때 재밌게 읽었던 하시현 작가가 쓴 순정만화책의 남자 주인공의 이름이라 그 이름으로 짓자고 남편한테 얘기했더니 남편도 예쁘다고 그러자고 했다.


그러나 막상 이름을 지어놓고 보니 사주를 아예 신경을 안 써도 될까 갑자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전에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 딸의 이름을 개명했다.


친구도 사주를 별로 믿지 않아서 그냥 예쁜 이름에 뜻이 좋은 한자로 지었는데, 나중에 사주를 잘 보는 지인이 딸의 사주를 보더니 별로 좋지 않다고 해서 찝찝한 마음에 사주에 좋은 이름으로 개명을 했다는 것이다.


그말을 듣고나니 나도 나중에 그런 말을 들으면 신경을 안 쓸 자신이 없었다. 괜히 아무렇게나 지었다가 사주에 안 좋은 이름이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들었는데, 다른 것보다 나중에 아들이 자라서 재미 삼아 혹은 진지하게 사주를 봤는데 너무 안 좋게 나오면 찝찝해 하고 불쾌하게 여길 것 같다는 게 걱정이었다.


하지만 내가 잘 믿지 않는 무언가를 위해서 몇 십만 원을 들이는 게 부질없게 느껴지기도 하고 사주를 잘 보고 작명을 잘하는 집은 어디인지 알아보는 것도 번거롭고 알아본들 그곳을 믿을 수 있을까 하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플레이스토어에서 ‘작명’을 검색해 보았다.


그랬더니 역시나.. 이 세상에는 없는 어플이 없었다.


작명에 필요한 사주 데이터를 싹 정리해서 알고리즘화하여 태어난 날짜, 시간에 맞추어 가장 사주에 좋은 이름을 추천해 주는 ‘넴유베’라는 어플이 있었다.


이름을 추천해 주는 기능은 추천해 주는 이름 수에 따라 몇 만원씩 돈을 내야했고(그래도 작명소에서 짓는 것보다는 훨씬 쌌다) 자신이 고른 이름이 좋은 사주인지 봐주는 것은 무료였다.


참고로 출산, 육아에 유용한 몇 가지 어플을 추천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넴유베 – 위에서 말한 작명 어플

2. 진통 – 가진통이 오기 시작하는 막달부터 진통 주기를 기록해서 진진통이 오는 때를 알아차리고 병원에 갈 수 있게 해주는 어플. 자연분만이라면 병원에서도 진통 주기를 기록하면서 추이를 봐야 하는데 그때도 유용하다.

3. 베이비타임 – 아기의 수면패턴과 수유텀, 대변 상황 등을 전부 기록해서 규칙적인 일과를 만들어 나가는 데 도움을 주는 갓갓 어플

4. 아기 위젯- 아기의 키, 몸무게를 입력하면 아기의 연령과 개월수에 이 정도 키와 몸무게면 상위 몇 퍼센트 정도인지 알 수 있도록 해주어 아기의 발달이 정상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어플

5. 차이의 놀이 – 아기 연령에 맞는 놀이를 추천해 주는 어플

6. 예방접종 도우미 – 예방접종 여부 및 일정을 알림형식으로 제공해 주는 어플. 예방접종에 대한 다양한 정보도 제공해 준다.

7. 아이사랑- 보건복지부 공식 앱으로 어린이집 신청, 보육료 신청 등 육아와 관련된 각종 공공업무를 볼 때 편리하다. 카드 연동을 해두면 앱으로 보육료 결제를 할 수도 있다.

8. 응급의료정보제공- 야간 응급실/약국, 어린이 병원 등 우리집 주변의 의료기관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위치기반으로 찾아주는 어플

9. 열나요- 해열제 종류 및 복용량, 체온 측정 텀 등 아이가 열이 날 때 관련 기록을 관리하기 좋은 앱



조리원 침대에 누워서 나는 내가 지은 이름에 가능한 모든 한자를 전부 다 대입시켜서 쌩노가다로 좋은 사주를 찾아냈다. 이름에 가능한 한자 하나하나를 전부 다 입력란에 넣고 프로그램을 돌렸더니, 찾고 찾아서 마침내 결국 모든 요소(발음 오행, 발음 음양, 사격 수리, 초년운, 청년운, 장년운, 전체운, 수리 오행, 수리 음양, 사주 오행)에서 ‘매우 좋음’이라고 뜨는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이 어플의 프로그램이 믿을만한지 검증해 보기 위해 네이버 지식인에 이름과 생년월일, 출생시간을 적고 사주를 문의했다.


올린 즉시 작명사이트 두 곳에서 사이트 홍보차 답변으로 사주를 검증해 주었는데, 두 답변 모두 사주가 ‘최상’이라고 평가해 주었다.


비싸게 주고 유명한 사주집에서 작명을 했다는 지인의 사주도 넣어 보았는데, 역시 모든 요소에서 ‘매우 좋음’이라고 뜨는 것을 보고, 그리고 작명소 안 가고 그냥 막 지었던 내 이름을 돌리고 ‘매우 나쁨’이 뜨는 것을 보고 사주에 뭔가 공통된 알고리즘이 있기는 있구나 싶었다.. (근데 내 사주를 보니 시기별로 나오는 운세가 얼추 내 인생과 맞는 면도 있어서 좀 소름이었다)


그렇게 무료로 이름을 뿌듯하게 지었다. 이 정도면 이제 어디 가서 사주를 봐도 사주가 안 좋다는 얘긴 안 듣겠지? 하면서.. 아기에게 좋은 운명이 펼쳐지길 기원하면서..


가끔 내 젖을 빠는 아기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한다.


이 세상에 '운명'이라는 것이 있을까?


만약 그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면 내가 남편과 만나게 된 것도 널 만나기 위한 운명이었을까.. 남편을 만나기 전에 마음 아픈 이별을 했던 것도 다 너를 만나기 위한 운명이었을까..?


만약 '운명'이라는 것이 진짜로 있다면 네가 최대한 좋은 운명을 가질 수 있도록 사주의 힘이든 뭐든 빌려서 도와주고 싶고, 만약 안 좋은 운명이 있다면 내가 그 운명을 대신 맞아주고 싶다, 아가야..


아이는 내가 오랫동안 가졌던 가치관이나 생각에서 예외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위 사례처럼 내가 믿지 않는 부분이지만 괜히 아이가 걸리면 찝찝해져서 믿는 것처럼 행동하게 되어 버리기도 하고..


청소라고는 모르고 일주일에 두어번 청소기를 돌리는 정도였던 내가 아기에게 혹시나 안 좋은 먼지가 들어갈까봐 매일 쓸고닦고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아기 위주로 살지 않겠어! 지금의 예쁜 신혼집 인테리어를 고수하겠어!! 라고 생각했으나..


점차 당근마켓에 내가 아끼던 식물 화분들을 하나 둘씩 처분하고, 거실 가운데를 차지하던 카페에서나 쓸 법한 예쁘고 큰 우드슬랩 테이블도 치우고 그 자리에는 유아용 매트가 넓찍하게 깔리고 그 위에는 아기 체육관, 바운서, 아기 장난감 등 아기 용품들로 가득 차게 되었다.


거실의 한쪽을 가득 메우고 있던 책장에서 이사를 몇 번 하면서도 버리지 못했던 수많은 책들을 잔뜩 비워내고 거기에 유아용 책들을 잔뜩 들였다.

예전의 우리집
현재의 우리집

남편 회사에서 나오는 30만원의 도서 복지 포인트는 평소 좋아하던 소설이나 인문학 책을 사는 대신 전부 육아책을 사는 데 사용되었다.


너무 힘들 것 같아서 당연히 종이 기저귀만 써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앞으로 아이가 살아갈 지구의 환경을 위해서 천 기저귀를 종이 기저귀와 함께 병행해서 쓰게 되었다. (약간 낮은 단계의 채식주의자가 된 듯한 느낌;;)


천 기저귀를 쓰는 것은 사실 너무 힘들 것 같아서 마음은 있어도 엄두를 못내고 있었는데, 나와 비슷한 시기에 아기를 낳은 친구가 환경을 위해 천 기저귀를 쓰고 있는 것을 보고 시작하게 되었다.


친구는 마음은 있는데 엄두를 못내는 나를 위해 여분의 천 기저귀 10통과 방수커버를 선물로 보내주었다.


어떤 천 기저귀를 사야 될지, 어떻게 빨래하고 관리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친구가 알려준 덕분에 편하고 쉽게 시작해 볼 수 있었다.


천 기저귀는 일단 ‘무루 땅콩’ 기저귀를 사용했는데 도톰해서 소변을 잘 흡수했고 짧은 땅콩 모양이라서 빨래 후 개기 편했다.



아기가 슬슬 대변 패턴이 잡히고 있어서 아기가 대변을 볼 만한 타이밍일 때에나 밤잠을 깊게 자야 할 때에는 종이 기저귀를 사용하고, 나머지 낮에 노는 시간에는 쭉 천 기저귀를 사용했다.

무루 땅콩 천기저귀


앞에 리트머스 종이가 없기 때문에 30분에 한 번씩 또는 아기가 칭얼거릴 때마다 바로 방수커버 안쪽에 손을 넣어 기저귀가 젖었는지 만져서 확인해 보았다.


사용한 천 기저귀는 모아두었다가 나중에 화장실 세면대에서 물로 간단하게 애벌빨래를 하고 세탁기와 건조기에 아기용 세제를 넣어 돌려서 사용했다. (방수커버는 그물망에 넣어 울세탁으로 세탁기 돌리는 것 정도는 가능하지만 건조기 사용은 안 된다.)


천 기저귀 위에는 방수커버를 입혀서 오줌이 새어나가는 것도 막고 방수커버로 천 기저귀를 쉽게 고정시켜 입힐 수도 있다.



만약 천 기저귀에 대변을 쌀 때에는 샤워기로 털어내어 좌변기에 흘려 보낸 후, 비누를 묻혀 애벌빨래를 하고 세탁기 건조기에 돌린다.

방수 커버

기저귀에는 찍찍이가 있어서 그대로 다른 세탁물들과 함께 돌리면 안 되고, 기저귀를 망에 넣어 돌리든가 찍찍이가 붙을 만한 다른 가제수건이나 타올을 넣지 않고 돌리든가 해야 한다.


그렇게 천 기저귀를 낮에만 쓰면 하루에 아홉장~열 두 장 정도를 사용하게 되었는데(10통으로는 살짝 모자라서 조금 더 구입했다), 쓰레기양이 훨씬 줄어들고 기저귀값도 많이 아낄 수 있었다. 또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도 않고 시간을 그렇게 많이 잡아먹지도 않았다.(종이 기저귀에 비해 조금 더 자주 갈아줘야 할 뿐..)


애벌빨래 해둔 천기저귀들


아기는 이렇듯이 나의 많은 것들을 바꾸었다.


가장 긍정적인 변화는 생활에 ‘활력’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아기를 낳기 전의 나의 삶은 낡은 유리창에 흔들리는 먼지 낀 풍경 같은 것이었다.


지나간 과오를 되씹고 우울해 할 때가 많았고, 살긴 살지만 딱히 꼭 살아야 될 이유는 모르겠는 다소 무기력한 삶이었다. (결혼하기 몇 년 전의 일이지만 실제로 우울증이 심해서 치료를 받으러 다닌 적도 있었다)


하지만 아기를 낳고 난 후에 아이가 주는 매일 매일의 행복감과 커다란 충만감은 나에게 커다란 활력이 되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나의 ‘건강’에 대해서 자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죽으면 그냥 죽는 거지, 이 험난하고 고통 많은 세상을 별로 오래 살고 싶진 않다.’라는 생각이었는데..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어졌다.


만약 내가 평균보다 조금 덜 사는 정도의 ‘70세’ 정도의 나이로 세상을 뜨게 된다면 나는 우리 아이와 앞으로 겨우 35년 남짓밖에 더 살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어느날 불현듯 깨닫고 인간의 삶이 생각보다 짧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 생각을 하고나니 새삼스럽게 부모님의 삶도 생각보다 많이 안 남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걱정도 되고 슬프기도 했다.)


아이와 더 많은 세월을 함께 하고 싶고 내가 너무 일찍 죽어서 아이에게 슬픔을 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이가 결혼하고 손자를 낳고 그 손자가 크는 것까지 다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이가 결혼을 안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더욱 ‘건강’에 대해 신경을 쓰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많이 하게 되었고 운동도 하고 식단도 영양가 있게 잘 챙겨 먹는 노력을 많이 기울이게 되었다. (식단은 모유수유 때문에 좋은 영양성분을 모유로 만들어야 해서 더욱 신경 쓰게 된 것도 있었다.)


아기를 낳기 전에는 돈도 많이 벌고 뭔가 성공하는 인생을 살아야지만 인생이 의미가 있을 것만 같았고 ‘성공’, ‘재테크’.. 이런 것에 대한 강박적인 생각도 많이 있었는데 아기를 낳고나자 물론 이런 생각이 아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우리 가족 건강하고 화목하게 같이 좋은 데 여행 다니고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추억 많이 쌓고 즐겁게 살면 좋겠다. 그럼 더 바랄 것이 없겠다’라는 마음이 자주 들고는 했다.


그리고 부자가 될 정도의 고소득은 아니어도 가끔 여행 다니고 맛있는 거 먹는 추억 정도는 가능하게 해줄 수 있는 직장을 다니는 나와 남편의 상황에 처음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또 아프지 않은 우리 아기에게, 응급실 가지 않게 해주는 아기에게,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우리 아기아기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들었고, 그런 아기가 정말 신퉁방퉁하고 그것만으로도 하늘에 감사하다는 마음이 진심으로 들었다.


아기를 낳고나서 이것저것 해주고 싶은 욕심을 다 채우지 못해 내 스스로가 더 우울해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낳기 전에 한 적이 있었는데, 막상 아기를 낳고나니 그저 건강한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아기에게 더 바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우리 아기가 ‘성공’하고 ‘돈 많이 버는’ 그런 삶이 목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그리고 너무 욕심 많이 내고 남과 비교하지 않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끊임 엄친아/엄친딸들과 비교를 당했고, 공부를 잘하지 못하면 정말 인생이 망할 것만 같은 압박과 세뇌도 많이 받았고, 성적이 안 나온 날이면 호되게 혼나기도 많이 혼났고, 조금이라도 공부를 안 하고 쉬면 불호령이 떨어지는 그런 삶을 살았다. (엄마는 전업주부로 경력이 단절되어 직장생활을 포기했던 엄마의 삶에서 많은 우울감을 느꼈고, 내가 엄마같은 삶을 살지 않기를 심하게 바라셨고, 그래서 공부에 대한 압박을 상당히 많이 하셨던 것 같다)


그런 삶 속에서 경쟁이 당연한 것인 줄 알았고 남보다 뒤쳐지면 내 스스로의 존재 가치가 없는 것 같았고 끊임없는 남과의 비교 속에서 비록 어느정도의 ‘성취'는 있을지언정 ‘행복’하지는 못한 삶을 많이 살아왔다.


그런 삶이 부질 없고 나를 좀먹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행복은 내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데에서 오는 가까운 곳에 있는 것임을 나는 너무 많이 아파한 후에 나중에서야 깨달았다.


그래서 우리 아이를 키우면서는 다른 아이와의 비교 같은 것을 하지 않고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지나치게 삶의 목표가 되지 않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이 자본주의 사회가 지나치게 경쟁적이기 때문에 아예 경쟁에서 도태될 정도로 경쟁력을 기르지 못하면 그 또한 문제겠지만..


최소한의 자기 앞가림은 할 수 있을 정도의 경쟁력을 갖추고나면 그때부터 더욱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성공’이 아닌 ‘건강한 정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드는 생각은 경쟁에서 어느 정도 이기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즐겁게 자기가 할 수 있는 직업을 찾고, 그 안에서 크게 벌든 작게 벌든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고 행복하고 즐길 줄 아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느냐가 더 행복감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그냥 무엇보다 내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키가 몇 센치이든 열등감 갖지 않고 행복했으면 좋겠고, 자신의 얼굴이 잘생기든 못생기든 자신감 있고 스스로를 사랑했으면 좋겠고, 연봉이 얼마이든지 박탈감 느끼지 않고 규모있게 잘 쓰고 모으면서 가끔은 즐겁게 자신을 위해 쓸 수도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마음 착한 여자를 만나서 결혼했으면 좋겠고 내 아이도 그 여자를 아낌없이 사랑해 주었으면 좋겠다.  


더 많은 것을 갖고자 끊임없는 갈증에 시달리며 괴로워하는 아이가 아니라 현재 갖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행복해 할 줄 알고, 그러면서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즐겁게 발전에 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이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나 역시 아이가 닮아갈 거울로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이제 내 삶의 목표는 ‘더 돈 많이 벌고 더 성공하는 삶’이 아니라 나중에 우리 아들에게 “저는 엄마 같은 여자와 결혼해서 아빠 같은 아빠가 되는 게 꿈이에요.”라는 말을 듣는 부모가 남편과 함께 되는 것이다.  (이 말은 웹툰, 닥터앤닥터 육아일기에서 나온 대사인데, 너무 부럽고 마음에 와 닿아서 가슴에 깊이 새겨졌다.)

이전 09화 산후조리원과 도우미 이모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