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1

by 밝둡

그 사람은 그 날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 이야기는 내가 모르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은 이야기였고

애초부터 관심은 없다.


대화의 형상을 가지기 위해, 비어있는 대답을 한다.

그래서? 라고 말을 해두고

시간을 번다.


내가 모르는 누군가의 이야기 안에는 또 누군가의 이야기가 들어 있었던것 같다. 이야기가

이야기를 타고, 누군가의 입을 통해 하나도 상관없는 사람에게 하나도 재미없고, 한 조각의 흥미도 채우지 못한다.


그 사람은 나보고 이별을 얘기한다.


그 이별은 내가 아는 사람 두명의 이야기였고,

그 중 한명은 나인 것 같다.


허리를 반쯤 소파에 기대고, 맛없는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쳐다보고 있는데, 귀를 세우는 아름다운 곡이 흘러 나온다. 눈을 뜨고 음악을 듣는다. 음악에선 내가 모르는 사람들의 사랑을 이야기 하고 있었고, 나랑은 상관이 없다. 그저, 멜로디가 좋고, 첼로에서 나오는 뭉게어진 음치가 하는 고백같은 어설픔에 다시 한번 눈을 뜨며 듣는다. 주위를 둘러보면 내 앞에는 이별을 이야기하는 표정의 한 사람이 보이고, 옆 테이블에는 이별한 두사람이 만난 듯한 기쁨의 대화를 하는듯 보이는 두사람도 보인다. 저 멀리서는 상관없는 이야기에 고개를 계속 끄덕이며 들어주는 사람도 보이고, 그 마주편엔 그 성실함을 따라가기 힘들어하는 지겨워하는 사람도 보인다.


비라도 내려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며 창 밖을 보지만

이미 비는 내리고 있었다.


요즘에도 비는 이런식으로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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