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든 버처드의 '식스 해빗' 중 하나.
세상은 활력있는 사람들의 것이다.
-랄프 월도 에머슨
요즘따라 '피곤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참 듣기 싫은 말인데,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사실 피곤하다는 말로도 부족한 요즘이었다. 운동한답시고 새벽부터 일어나고, 두 아이들 챙겨서 출근하고, 하루종일 회의하고, 또 집에 가서 아이들과 복작이다 누우면 10시, 안잔다고 버티는 애들 간신히 재우면 11시가 넘는다. 매일의 일상 자체가 상당히 빡센데다가 요즘처럼 반기 마감에 프로젝트에 이슈가 많을 때면 더더욱 지친다. 정신줄을 바짝 잡고 집중해도 모자를 판에 점심시간 지나면 졸려서 정신을 못차리겠을 때도 있다. 새벽에 운동한 날엔 그렇고, 운동 못한 날은 더 그렇다.
내 꼴이 이러하니, 누구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아이들을 데리러 가는 시간은 점점 늦어지고, 그러니 재우는 시간도 늦어진다. 빨리 자자고 소리만 빽빽 지르다 잠들기 일쑤다. 회사에서 팀원들에게도 자꾸만 짜증이 났다. 시키는 대로 안 해오는 것도 짜증나고, 맨날 아프다고 일찍 들어가는 팀원도 못마땅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도 마음처럼 잘 안 되었다. 일은 많고, 몸은 죽겠고, 애들이나 팀원들이나 내 맘같지 않고.
이럴 때 가장 조심해야 하는 건 주변 이들에게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이다. 감정을 표현할 수는 있다. 나도 사람이니까. 힘들때 안 힘든 척, 괜찮은 척 하느라 더 곪아터지는 것보다는 중간중간 김을 빼우는 게 백번 낫다. 하지만 감정을 표현하는 것과 감정적으로 대하는 건 다르다. 좋은 감정이든, 나쁜 감정이든, 내 감정을 가족이나 팀원들에게 쏟아냄으로써 내 눈치를 보게 만든다거나, 그들의 감정과 행동에도 영향을 준다면 그건 분명히 문제다. 요즘따라 불쑥불쑥 데시벨이 높아졌다. 한숨도 잦아졌다. 당연히 팀원들은 눈치를 본다. 요즘 너무 힘드신 거 같다고 위로 아닌 위로를 하지만, 팀원으로서 그건 위로가 아닌 불편한 눈치라는 걸 잘 안다. 머리로 아는데 몸이 안 따라준다면, 목소리가 커지고 감정이 제 멋대로 춤을 춘다면 그건 경고다.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결국 최근에 힘이 되었던 책을 다시금 펼쳤다.
[백만장자 메신저]를 쓴 브렌든 버처드의 [식스 해빗]이다. 'oo습관' 같은 책은 너무 뻔한 내용일 것 같아 큰 기대를 안했었는데, 읽고 나니 이건 그냥 나를 위한 책이었다.
'어지간한 동기부여로는 좀처럼 추진력을 내지 못했고, 다른 사람들과 진정으로 협력하지 못했고, 가치를 창출하고는 있었지만 별다른 의미가 없었다.'
'자신을 강하게 몰아붙이는 것만으로는 뛰어난 성과를 내는 사람이 될 수 없다. 삶에 대한 건강한 접근방식을 가지고 있어야 뛰어난 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
브랜든 버처드의 이러한 정의가 나는 참 마음에 들었다. 성과를 내고는 싶고, 왠만한 일은 다 열과 성을 다하는데, 뭐든지 잘 해야하고, 잘 하고 싶고, 실제로 잘 하고 있는데도 늘 스스로를 닥달하는 사람들. 그러다 이렇게 지쳐버리는 순간 어쩔 줄 모르며, 그런 때조차 뭔가 새로운 동력을 찾아 헤매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뭔가 습관처럼 이 시기를 가볍게 지나갈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책에서 소개하는 여섯가지 습관은 어쩌면 당연하고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그 안에 소개된, 하나하나의 습관을 반드시 가져야만 하는 당위성에는 남다른 통찰과 논리가 숨어있다. 꼭 읽어보시길.
뛰어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의 여섯가지 습관
- 식스 해빗, 브렌든 버처드
1.원하는 것을 명확히 그린다
2.건강한 상태를 유지한다
3.강력한 이유를 찾는다
4.중요한 일의 생산성을 높인다
5.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키운다
6.진정한 변화를 위해 더 큰 용기를 낸다
여섯 개의 습관 중에서 오늘 내게 필요한 것은 이것이다.
'건강한 상태를 유지한다'
단순히 '건강이 중요해'가 아니다. '건강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의 건강은 활력을 뜻한다. 육체적인 활력, 그리고 심리적, 정서적 활력도 포함이다. 이 모든 것이 다 활력이 넘칠 때 내 삶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맞다. 모르는 게 전혀 아니다. 하지만 너무 당연한 말일수록 더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게 우리 모습 아닌가. 나 역시 체력이 너무 부족해 매일 아침마다 30분씩 홈트를 하고 있고, 무조건 아이들 잘 때 자고, 밀가루를 끊었다. 하지만 단순히 일찍 자고, 잘 먹고, 운동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걸 요즘 느꼈다. 그 습관들도 물론 아주 중요하지만, 그건 육체의 건강에 국한된 습관이다. 이러한 습관들을 통해 심리적인 뿌듯함, 자신감, 그리고 기쁜 감정이 일시적으로 샘솟을 수는 있지만 그건 그때 뿐이다. 잠깐 운동을 하고 밥을 먹는 시간 외에 나머지 시간에도 내게 활력을 가득 채워줄 수 있는 소소한 습관들은 계속 필요하다. 저자가 소개하는 방법은 이것이다.
계속해서 높은 수준의 활력을 유지하는 가장 쉽고 가장 빠르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전환'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하루를 살아가는 동안 사람들은 수차례 전환을 겪에 되는데, 이 과정에서 집중력과 의지력이 크게 흐트러지고, 엄청난 양의 정서적, 심리적, 신체적 에너지를 잃는다.
전환이란 하나의 행동에서 다른 행동으로 옮겨가는 시간적 공간을 의미하는데, 바로 이 공간에서 에너지의 회복과 증폭이 이뤄질 수 있다.
하나의 행동에서 다음의 행동으로 전환할 때 긴장감을 낮추고 새로운 의지를 세운다면 활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전환, 결국 끊어가라는 뜻이다. 하루를 긴 호흡으로 숨가쁘게 달려가기보단, 중간중간에 자의로, 타의로 끊어지는 전환의 순간에 스스로에게 활력을 주는 습관으로 에너지를 건강하게 순환시키는 것이다. 긴장감을 낮추는 방법에는, 잠깐의 휴식, 명상, 심호흡, 스트레칭과 같은 것들이 있고, 의지를 세우는 방법으로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일을 할 때 어떤 기분을 가져야 할까? 스스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일의 과정을 즐길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이다.
약간, 비인간적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겠다. 나도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었다. 너무 힘들고, 피곤에 지친 이 시점에서, 매 순간 그렇게 신경써서 전환을 해야하다니. 그조차도 너무 피곤한 거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습관이 중요하다. 의식적으로 할 때는 피곤할 수 있겠지만, 습관이 되고 난 다음에는 에너지가 크게 들어가지 않을테니까 말이다. 습관이 될 때까지는 장치를 이용할 수 있다. 50분마다 의식적으로 쉴 수 있게 알람을 맞춰둔다거나, 내게 가장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질문이나 문구를 어딘가에 써붙여두고 매 순간 일을 시작할 때 읽는다든가. 중요한 건, 지금의 이 상태를 어떻게든 벗어나보겠다는 변화의지다. 피곤하고 지쳐서 다크써클이 무릎까지 내려와서, 그래서 더 이상 뭘 바꿔볼 여력이 없다고 느낀다면, 그냥 계속 그렇게 지내야 한다. 하지만 장담컨데, 상황은 지금보다 더 좋아지지 않을 것이다.
피곤에 쩔었다고 서두에 적어놓고, 갑자기 책 한구절 옮겨놓고는 동기부여가같은 소리를 하고 있는 내가 우습다. 이게 허풍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당장 내일부터 내 삶에 적용할 몇 가지를 선언해야만 할 것 같다.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나는,
1. 일단 지금 하고 있는 걸 잘 지속한다 - 새벽 운동, no밀가루
(살이 절대 빠지지 않고있어 이제 그만할까 고민하고 있었지만, 절대 그러지 않기로!)
2. 50분마다 알람을 해두고 잠깐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한다.
3. 팀원과 이야기를 해야할 경우, 팀원을 부르기 전에 잠깐 거울을 본다.
'팀원과의 대화를 기분좋게 하려면? 지금 내 얼굴 표정이 어떠한가?'
4. 회의를 가기 전, 후, 그리고 업무가 바뀔 때마다 잠깐 멈추고 기대감을 높인다.
'어떤 새로운 결론이 날까, 나는 얼마나 주체적으로 이 일을 할까'
5.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그날의 기분을 스스로 정한다. 명확하고 기억하기 쉬운 단어로.
'오늘의 기분은 설렘이다. 또는 기쁨이다. 또는 자신감이다.'
그리고 하루종일 기억해본다.
너무 많나? 싶지만, 몇 가지 장치를 활용하면 할 수 있을 것 같다. 핸드폰 알람을 맞추고 스스로에게 던질 질문과 다짐은 미리 다이어리에 적어두어야겠다.
세상은 활력있는 사람들의 것이라고 했다. 정말 그렇다. 피곤에 지치고 일과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세상을 주도할 리 없다. 일을 사랑하고, 자기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사람들만이 자기 삶을 힘있게 살아갈 수 있고, 결국 그들이 세상도 건강하게 이끌어 갈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거창한 목표까지는 아니어도 내 인생만큼은 내 것이다. 피곤에 쩔어 간신히 살아가는 인생이 아닌, 활력있게 매 순간을 즐기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최소한 피곤해 보인다는 소리 안 듣는게, 당분간의 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