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종섶 Nov 09. 2017

팬텀싱어2, 완제품 김주택

김주택론

김주택은 팬텀싱어2에 등장하자마자 주목을 받았다. 이미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특별한 스펙에다가 소리 자체의 클래스까지 확실히 달랐기 때문이었다.   

  

그가 팬텀싱어2에 나타나 혼자서 부른 성악곡을 들어보면 얼마나 많은 공부를 했는지, 연습실에서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밖을 향하는 외부적 소리와 안을 향하는 내면의 소리를 하나 되게 하면서 폭발력 있는 시너지를 구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능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풍부한 서정성은 알맞게 발효된 채로 아주 잘 익어 있어서 입안에서 걸치적거리는 건데기 같은 것도 없고 너무 녹아버려서 후루룩 넘어가버리는 싱거움도 없이 딱 알맞게 찰진 상태로 착착 감겨오는 그것이었다.     


무게감 또한 매우 적절해서 무겁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은 상태, 무거울 때는 가벼움을 잃지 않고 가벼울 때는 무거움을 잊지 않는 비대칭의 대칭적 조화에서 파생되는 아우라를 지니고 있었다.    


게다가 연기력까지 이미 체화된 상태로 지니고 있었다. 김주택의 표정과 동작, 무엇보다도 노래로 연기하는 무대는 실로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독보적인 것이었다.    


보통의 연기를 외적으로 보면 얼굴의 표정, 손 같은 신체 일부의 마임 같은 동작, 그리고 이 둘의 어우러짐에서 나오는 표정과 동작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노래를 하는 사람으로서 노래를 하면서 그 노래 자체로 음악적 연기를 할 수 있다. 이럴 때 최상의 조합은 몸의 연기도 되고 노래의 연기도 되는 경우다.     


그 점에서 김주택은 노래 자체가 연기가 되는 아니, 스탠딩 상태에서 부르는 그 노래를 통해 몸과 소리의 연기를 함께 보여줄 수 있는 성악가다. 이것은 아마도 김주택의 에너지와 끼가 그만큼 많다는 뜻일 텐데, 그래서 그런 재능이 지금의 김주택을 만들었 것이라고 짐작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잘 갖춰진 김주택일지라도 판이 맞지않은 곳에서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김주택이 다른 사람과 함께 노래를 했던 경연들마다 항상 2프로 부족한 무언가를 찜찜하게 남겨놓은 이유이기도 했다.     


판이 다르다. 이 문제를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하나는 솔로와 중창이라는 판, 다른 하나는 팬텀싱어라는 대중적 연예의 예능이라는 판이다.    


김주택의 노래는 솔로에 가깝다. 이 문제를 솔직히 말하면 팬텀싱어에 출연한 다른 참가자들의 소리와 비교해서 솔로에 가깝다고 한 것이지 김주택의 소리 자체가 솔로에 가깝다고 하기는 어렵다. 잘 어우러지는 소리와 조화롭게 섞이는 소리만 있다면 김주택의 소리 또한 더욱 폭발력 있는  소리가 될 것임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김주택의 소리가 예능에 최적화되어 있는가에 대한 문제도 점검해야 한다. 이때의 예능은 오디션 프로인 팬텀싱어인데 그 점에서 김주택은 팬텀싱어와 기싸움을 벌인 느낌이 강하다. 이마저도 다른 대부분의 참가들이 조민규 외에는 순응적인 모습을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각인된 것이겠지만 현실이 그러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기싸움이라고 할 때 조민규는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기싸움을 벌였다면 김주택은 안에 있는 것을 끄집에내고 발산시키려는 기싸움을 벌였다. 이 둘의 차이는 결국 안에 있고 없고의 차이일 것이어서 결국 김주택은 스스로 가진 것이 많았던 탓으로 인해 그것을 고집하다가 발목을 잡혔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 분석을 하다보면 김주택이 왜 그렇게 되었을까 하는 질문에 이르게 된다. 이때 줄 수 있는 답이 바로 '완제품 김주택'이다. 여기 완제품이라는 말은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한 개인으로서는 좋겠지만 어울림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는 그 완전함이 오히려 불완전함으로 비쳐 효과적인 작용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팀을 이뤄 경연을 하게 되었을 때 소리나 톤이나 발성이 두드러지기고 하고 돋보이기도 하고 섞이기보다는 튀게 느껴지기도 하게 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완성형의 형질을 이미 지니고 있기 때문에 다른 소리와 쉽게 어우러지기보다 리딩하는 성향을 드러내려고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풍부한 성량과 서정적인 톤에서 나오는 소리를 제한하고 절제하는 것도 아쉽지만, 그 소리가 감각 없이 드러나고 어쩔 수 없이 도드라지는 것은 더욱 안타깝다. 자기 소리에 맞는 길을 찾는 것이 좋다. 그것이 완제품 김주택 앞에 놓인 길이다.    


#팬텀싱어 #팬텀싱어2 #팬텀싱어김주택 #김주택

작가의 이전글 크로스 오버의 벽을 만든 팬텀싱어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